아이들은 방귀나 똥, 코딱지처럼 어른이 생각하기에 더럽게 느껴지는 소재에도 꽤나 흥미를 보인다. 요코의 방귀 소리가 온 교실을 울린 후 호기심 많은 1학년 3반 32명의 아이들 표정은 제각각이다. 방귀 소리를 듣지 못한 듯 무감각한 아이부터 모르는 척 “야, 이거 방귀소리 아냐?”라고 시치미 떼며 되묻는 아이, 소리가 되게 크다고 놀리는 아이, 냄새를 맡지 않으려고 공책을 들어 부채질하는 아이, 그만하라고 말리는 아이, 그런가하면 요코가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아이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타난다. 선생님은 ‘방귀를 뀐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증거’라는 명제를 내놓지만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은 날개를 단 새처럼 자유롭게 비행한다.
이야기의 발단이 짧으며 간단하고, 주인공의 실수를 통해 상대적으로 아이들은 정서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6,7세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다.
더구나 ‘뿌웅’, ‘뿡’, ‘뿌잉’, ‘피융피융’, ‘푸우’ 등 상황에 따른 재미있는 방귀소리와 ‘키득키득’, ‘싱긋싱긋’, ‘싱글싱글’, ‘웅성웅성’, ‘시끌시끌’, ‘반짝반짝’ 등의 의성어와 의태어가 적절하게 섞여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또한 요코에게 관심이 많은 테츠오의 독백을 괄호 안에 처리하여 시간이 갈수록 변해가는 심리를 디테일하게 묘사한 점도 독특한 구성이다.
한편, 그림을 보면 교실 전체를 조감하여 아이들의 표정은 물론 교실 바닥에 떨어진 책, 연필, 벗겨진 실내화와 같은 교실 풍경이 포근한 느낌을 준다. 특히 방귀 뀐 사람들의 머쓱해하는 표정들도 재미있는 볼거리다. 책 뒷표지 그림에는 요코의 관심을 끌어보려는 테츠오의 귀여운 행동이 함축적으로 그려져 있다.
<방귀 만세>는 단순히 생리적인 현상에 대한 이해에 그치지 않고, 자기 주장이 한창 강한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학교생활을 시작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필요함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방귀를 소재로 쓴 테츠오와 요코의 동시는 꽃, 별, 바람 등과 같이 아름답지 않아도 방귀가 동시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더더욱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