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천재고려 #이익주 #고려사 #국제질서 #외교전략 #다원외교 #시대해법 @gimmyoung
#김영사 로부터 #도서지원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독서 동기
각국이 지역적으로도 갈등과 분열이 팽배하고 국가 간 충돌 역시 만연해지고 있는 이 시절. 가까이는 미중 간의 격돌 역시 반드시 예견해야 할 시절이기에 이 시기의 외교에서 어떠한 입장이어야 조금이라도 국가와 국민의 희생이 더 적을런지를 고민해야 할 수밖에 없는 때이다. 이 시절의 외교적 난제를 역사 속에서 찾는다는 취지의 책이기에 시절 인연이라 생각하고 다가서게 되었다.
+ 본서 빛깔
: 저자 약력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고려사를 중심으로 정치사와 동아시아 국제관계사를 연구해온 학자.
TV와 강연, 유튜브를 통해 한국사를 보다 쉽고 깊이 있게 전하며 학계와 대중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도서의 저자 약력 인용]
: 저술 성격
외교를 주요 내용으로 하지만 관련 고려사를 함께 전하는 서술이다.
918년부터 1392년까지 약 500년 동안 존속해온 고려가 거란, 여진, 송, 몽골, 명 등을 거치며 다원 외교로 부전승의 길을 추구하다가 명멸해간 역사에서 외교의 빛깔을 걸러내 저술한 저작이다.
+ 감상 포인트
고려가 존속하는 동안 중국에는 후량, 후당, 후진, 후한, 후주, 거란, 송, 금, 남송, 몽골까지 모두 10개 왕조가 등장했다 사라졌다.
본서에서는 거란과 송, 거란과 금, 몽골과 명 등의 시기와 그 교체기에서 고려가 어떤 긴박한 곡예 속에 외교를 이어왔는지 보여준다.
송과 거란 사이에서 명분을 잃지 않으면서 외교적 수완을 추구하고, 형제국으로 시작해 제후국의 사이를 오고 가는 와중에서도 국가적 위신을 잃지 않으려 부딪히고, 패권국이 거란에서 금으로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다원 외교로서 그 교체 시기에 실리를 취했다. 고려는 과거 무슨 의도에서였는지 여진에게 선의를 베푼 전적이 있다. 이게 여진이 세운 금과의 수교에서 깊은 이점이 되며 외교에서 무게를 잃지 않도록 해준 계기가 되었다.
타국과의 외교에서 국가적 위신을 지키는 고민이 필요하며, 언제나 실리 중심의 외교를 하더라도 여타 약소국가에 대한 배려를 때때로 잊지 않는 외교 노선은 예기치 않게라도 결국 실제적 국익에 도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몽골과의 전쟁 이후 태자를 볼모로 보내면서도 외교 조약이랄까 요구 조항을 동반했고, 그 요구 사안들을 모두 관철시키는 외교적 실리를 취했다. 그와 함께 태자와 몽골 공주를 혼인시키자는 건의를 쿠빌라이칸에게 거듭 요청해 결국에는 부마국이 되었다. 쿠빌라이칸이 고려에 보낸 제서에도 고려는 몽골의 천하에서 왕과 국가를 지속하는 유일한 나라라는 문장이 기록되어있다고 한다. 당시 몽골은 제후국을 두며 모두 복속시켰지 독자적인 권한을 유지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고려는 이후에도 충선왕과 충숙왕 등 대를 거치며 원의 공주들과 혼인하여 몽골 황족이자 부마국의 지위를 이어간다.
몽골은 고려와 함께 몇 차례나 일본 정벌을 시도했는데 그때 정동행성이라는 성을 지으며 권한을 부여해 고려는 정동행성 승상과 부마국 지위를 겸하는 나라가 되었다. 또한 기황후와 같은 고려 공녀 출신 몽골 황후도 존재해 고려에는 기씨 세력이 권위가 지대했고 몽골 내에서 암약하던 고려 출신 관료들 중 일부는 고려 왕족에게 원한을 가지고 고려에게 불리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조구제라는 쿠빌라이칸의 교려에 대한 약속을 이어가기로 한 외교 협약이 지속되어 고려는 비교적 안정되고 권한을 지속하는 역사를 이어간다.
그럼에도 기황후 세력과 고려출신 몽골 관료들의 영향으로 국가적 스트레스가 지속되었고 공민왕대 몽골의 기세가 잦아들던 시절에 기씨 세력을 제거하고 정동행성도 철폐하였으며 세조구제를 거부하게 되었다. 하지만 홍건적의 득세가 고려까지 영향을 미치자 원에게 되려 원병을 요청하게 되었고 그 기세로 원은 공민왕을 폐위한다. 그러나 원의 시대는 저물고 명으로 교체된다. 또한 고려사도 저물어 간다.
여기서 역사에서 국가적 이익과 국가적 위축은 같은 문제로도 순환하며 어느 시절 이익이 어느 시절 억압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상대의 제어에 압박당하는 순간에도 무엇이 우리에게 실리가 될런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외교는 순간순간에 최적의 실리를 취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거란과의 전쟁, 몽골과의 전쟁이 우리 역사에 충격으로 기억되기는 하지만 우리가 주변 국가들에 비해 전쟁이 극소한 나라였다는 역사적 사실도 새롭고 인상적이었다. 약소국가이자 침략의 대상이었다는 피해의식은 사실 일본의 침략을 제외하면 그다지 강렬한 경우는 희소했다는 것과 우리가 가진 역사 피해의식의 규모는 근거 없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기회도 되었다.
저자가 국제질서와 외교전략을 고민하며 저술한 본서는 외교적 안목과 국가 간 정치와 갈등 요소를 헤아리는 시선으로 국제 문제를 보도록 하며, 우리 역사에 대한 상식을 확장해 주는 저작이다. 공부도 되면서 지적 재미를 가져다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