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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출판 으로부터 #도서협찬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식물은 원시 시절의 인류가 출산을 통해 아기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의 ‘자연환경’이었고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도구로 가구로 가옥으로 음식으로 장식으로 늘 함께해’ 왔다. 자연이라고 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릴만한 것도 꽃과 나무일 것이다. 인류가 동식물을 길들이기 시작하여 우리의 손으로 농작물을 일구며 ‘우리의 주식’으로 삼은 것도 식물이다. 그리고 지금도 곡물이든 과일이든 채소든 버섯이나 인삼 같은 특산물이든 ‘경제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식물이다. “터전이자 생존하게 하는 먹거리이자 생계가 되어주는 가장 큰 부분이 식물”이라는 말이다.
인류에게는 언제나 식물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어 왔다. 그래서 [나무 수업]이나 [나무의 시대]나 [빛을 먹는 존재들]이나 [엘리멘탈] 같은 베스트셀러나 깊이 면에서 중요한 저작들에서도 식물은 주연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진화론”과 동시에 인류에게 큰 지적 충격을 준 그레고리 멘델의 “유전의 법칙”도 (물론 초파리도 관찰했지만) ‘꽃과 콩 같은 식물을 관찰해 발견’한 것이다. 식물은 “과학적 발견과 성취에 있어서마저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본서의 저자는 ‘식물생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한다. 박사 논문을 위한 연구도 ‘식물의 질병 저항성’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다 보니 “학자로서의 전문성과 전달자로서의 저자의 재치가 잘 어우러진 저작”이기도 하다.
전체 7장인 본서는 발아라는 첫 장으로 시작해 파종이라는 마지막 장에 이르며 식물의 일생을 통해 서술되고 있다. [엘리멘탈]이라는 저작에서도 의미 깊게 인식했던 “식물이 지구의 환경을 조성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그 저작에서는 당시 지금과는 다른 대기 환경이었던 “지구에 육상식물이 등장하며 산소 분포가 압도하는 대기를 조성”했다고 언급하고 있었는데 본서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은 간략하다. 그리고 뿌리에 관한 내용은 상당히 의미 깊게 다가왔는데 “동일한 나무에서 파종된 (형제인) 식물 간에는 서로 뿌리를 내릴 때 상대를 배려하며 조금씩 뿌리를 뻗어가는 데 비해 다른 친척 종의 식물과는 열띤 경쟁을 하며 뿌리를 내린다”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또 저자는 “식물 맹시”를 언급하기도 하는데 “일련의 학자들이 식물에게 지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식물은 후각, 미각, 촉각, 시각이 있을 뿐 아니라 청각까지 오감을 모두 지니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며 간략한 서술과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저자의 서술을 인용하자면, “해를 따라 고개를 돌리는 성질이나 해가 뜨고 지는 데 따라 잎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 계절이나 그 시절의 혹한이 문제면 씨앗이 나은 날씨가 되기까지 발아를 멈추는 것, 유해균에 감염되었었다면 다음에 다시 그런 균을 만났을 때 더욱 강력하게 면역력이 기능하는 것” 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한해살이가 아니라 “두해살이 식물이면 첫해는 잎만 만들고 두 번째 해에 꽃을 피운다”고 하며 “용설란은 5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고 한다. “인간과 식물의 반응은 그 속도에서 차이가 나는데 인간 중심적 사고가 그런 속도의 차이를 무시하고 식물에게는 지성이 없다는 단정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관상용 식물이나 농경에 있어서 “식물을 교배하거나 절단해 번식하는 것이 유전자 조작으로 식물을 강화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인간에게 ‘뇌-장 축’이 있다면 식물에게는 ‘뿌리-싹 축’이 있다”고 설명한다. “인간 장기의 미생물들이 뇌의 기능과 면역 등 전신 생리작용에 영향을 주듯이 식물에게도 뿌리에서의 미생물들과의 상호작용이 줄기와 싹의 생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식물은 “곤충과의 공생에서도 천적을 막는 것만이 아니라 면역 기능을 지지받는다”고 한다. 곤충이 관리해 주는 면도 있지만 ‘곤충에 분포한 균이 식물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인간의 부주의로 인간을 통해 다른 지역의 환경에 투입되는 “신생 식물(외래침투종)이 해당 지역의 환경에 변화를 주는 것을 저자는 외국어나 사투리 때문에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은유”해 표현하기도 하며, “식물이 바람을 통해 확산(아네모코리)하거나 동물 또는 사람을 통해 확산(주코리)하는 걸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것에 은유”해 서술하기도 한다.
본서는 “식물을 통해서도 인간이 배울 바가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있고 “인간의 생존에 식물을 어떻게 더 나은 방식으로 이용할지”도 주지시키는 저작이다. 요즘은 “보편적인 식물 지성에 관한 서술도 있고 식물 재배나 식물의 생존 방식에서 교훈을 얻자는 면도” 깊다. “식물과 인간과 곤충과 균류의 관계를 통해 공생과 상생의 길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식물학책이면서도 ‘인문학적 성찰’을 깊게 하기에”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