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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첫 태양
  •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
  • 전다현
  • 16,020원 (10%890)
  • 2025-09-10
  • : 2,440

#케이팝이상한나라의아이돌 #전다현 #김영사 #K팝

 

김영사로부터 #도서제공 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돌과 소속사 분쟁의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과거부터 동방신기나 블락비 같은 보이그룹과 소속사 간의 갈등 양상도 있었고 불공정 계약에 관해 문제가 되는 뉴스와 기사도 끊이지 않았다. [프로듀스 101]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투표조작이 있었던 건 해당 오디션에 통과해 결성된 걸그룹이 활동한지도 한참이나 지나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이 시절마다 문제시될 때 한국 아이돌들과 음악산업의 빛과 그림자가 보이는 듯도 했다.

 

본서는 한국의 아이돌 산업의 그림자에 주목하고 아이돌 멤버들이 하나의 상품으로서 소모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역사상 사람이 상품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책사와 군사는 자신의 지략을 팔았고 장군과 무사는 자신의 무용-무예와 용맹-을 팔았다. 무희도 미술가도 자신의 능력을 팔았다. 역사상 모든 이는 상품이었다.) [케이팝, 이상한 나라의 아이돌]이라는 제목마따나 아이돌 산업이라는 거시적인 시각보다는 아이돌 멤버들의 입장에서 이 시절의 문제점들들 고발하고 있기도 하다. 너무 이른 나이부터 연습생 생활이라며 수면과 식사, 일상을 통제당하고 학습권까지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른 나라의 음악산업 속 뮤지션들과 우리 아이돌 아티스트들에 대한 인식과 처우의 차이들도 가볍게 언급되기도 하고 문화의 차이로 인해 한국에 아이돌을 꿈꾸며 들어섰다가 연습생 생활에 지쳐 돌아간 외국 아이들의 상황을 보며 문화 간의 인식 차이를 논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아이돌이 되기를 꿈꾸며 연습생 생활과 지망생 생활에서 자기 통제와 소속사의 통제로 제한당하는 부분도 매우 클 것이다. 이 속에서 목격되는 그리고 그들 자신이 자각하는 부조리도 클 것이고 말이다.

 

다만 본서에서는 아이돌의 입장에 치중해 아이돌 산업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주제이다 보니 너무 균형이 아이돌 멤버에게로 쏠려 있기도 하다. 아이돌 멤버들에 대한 자기관리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지나친 통제도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내가 볼 때는 미국 등 자유로운 국가에서 체조 선수들의 체중이나 식사 관리 등의 난이도는 아이돌 멤버 못지 않을 것이며 발레리나들의 이런 자기관리는 아이돌 멤버도 넘지 못할 수준일 것이다. 권투 선수들 역시 경기 기간에 체급 관리는 물을 안 마시던가 침까지 하루 종일 뱉어가며 최대한 몸의 수분을 제거해 관리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나는 한국 아이돌 뮤지션들을 그들 못지 않은 프로이고 종합예술가라고 생각한다. 발레리나와 체조 선수들 역시 어린 시절부터 관리가 이어지는 데 대중예술이라고 해서 아이돌들이 자기관리에 쏟아야 하는 노력이 그들만 못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분야에서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노력을 부당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드물고 말이다. 아이돌들과 소속사 간의 불공정과 부조리는 관심과 사회적 시선 그리고 공론이 이어져 나날이 개선되어 나아가야 할 바일 것이며 사실 본서에서 언급되었듯 변화가 더디기는 해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모든 노력을 사회적 부조리로 보는 시각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아무리 세상에 운칠기삼이니 운칠복삼이니 하는 말이 있다 하더라도 노력만으로 찾아오는 운도 없지만 노력하지 않는 이에게 찾아오는 운은 더더욱 전혀 없다. 이들의 모든 노력까지 모조리 부조리로 치부하는 게 아니라 노력은 노력으로 인정하고 지지해 주는 것도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프로듀스 101]의 투표조작 같은 청소년들의 순수한 열정과 노력에 대한 어른들의 더러운 개입이 없도록 법적 대응 사회적 강경한 제재 같은 것들에 더 관심과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뉴진스 사태 같은 경우는 사실 불공정보다 경영진들 간의 권력 쟁투에 뉴진스가 희생되었다고 생각되는데 어린 소녀들이 여성 임원의 관심과 배려에 끌려 그녀가 자신이 회사에서 나가며 회사측에 뉴진스라는 이익 하나를 파훼해 손실을 주려 한 계략에 뉴진스가 당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뉴진스 멤버들은 그 여성 임원이 진심으로 자신들의 장래를 걱정한다고 믿었고 그녀와 함께하며 더 나은 처우 속에서 아티스트 생활을 지속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 역시 어른이 청소년들을 이용한 계략을 행한 것으로 보여 청소년들과 소속사나 임원들의 관계에 있어 좀 더 조정이 가능한 창구가 있어야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아이들의 열성어린 노력이 깃든 것을 뻔히 알면서 산업이라던가 이윤추구의 대상만으로 보고 불공정과 모략들이 계속되는 것, 이런 면에 대한 개선을 가장 주목해야 하지 않나 싶다.

 

아이돌들은 분명 하나의 산업의 상품이자 동력이기도 하지만 분명 우리의 아이들이다. 어른이 된다고 누구나 넓고 깊은 시야를 갖게 되는 건 아니지만 자신이 어린 시절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 혹시라도 부당한 대우나 부정한 상황에 처하게 될 때라면 어떨까 아니면 자신의 자녀나 조카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당하고 부정한 상황에 노출되면 어떨까를 생각해 보면서라도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빠르게 이익을 내는 것이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분명 아이돌 음악산업이라는 분야는 누구나가 바라보고 미소 짓게 만드는 우리의 자녀나 조카나 우리 친지의 자녀이거나 조카일 수도 있는 소년소녀들의 인생이 담긴 것이다. 모든 소속사와 음악산업 관계자들이 그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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