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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첫 태양
  • 다민족 사회 대한민국
  • 손인서
  • 16,200원 (10%900)
  • 2024-12-12
  • : 2,820

본서에 끌린 이유는 이전부터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이 깊었고 다문화 가정에 정부가 부여하는 특혜로 원거주민들이 받는 역차별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본 저서는 이러한 문제들에서 이주민이 받는 불평등과 차별만을 강조하는 것 같기에 사유의 균형을 찾기 위해 읽게 되었다.

 

책의 저자 소개를 보면 무엇보다 주목되던 것은 ‘이민자와 성소수자 등 사회적으로 낙인찍힌 이들이 겪는 불평등과 차별을 연구하고 가르친다’는 대목이었다. 저서를 읽으며 외국인 가사 노동자가 겪는 불이익을 이야기하며 ‘외국인 가사 노동자가 육아만이 아니라 장보기, 요리, 설거지, 빨래’ 등 가사노동 전반을 부담하며 그런 가정에서 남자는 그저 돈만 벌어 올뿐 가사를 분담하지 않는다‘는 저자 나름의 비판을 보며 이 저자가 과연 남자인지 여자인지 궁금해 인터넷 검색까지 해보았다. 외국인이라 분류되어서 그렇지 가사 노동자라고 하면 당연히 가사를 전담하는 업무이고 저자가 지적한 가사 노동자의 노동 부분을 한국에서는 ‘가사’, ‘가사 노동’이라는 말로 정의할 것이다. ‘가사 노동자’가 ‘가사’를 돌본다고 차별이고 돈 들여서 가사 노동자를 고용한 남자가 가사 분담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오묘한 서술을 보며 참 놀랍다는 감상도 들었다.

 

저자는 자신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고 스스로를 자리매김한듯하고 그런 견지에서 사회를 보며 대부분의 경우를 차별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대목들의 차별이 존재하고 그런 부분들은 개선되어 나가야 하는 것이 사실이겠으나 본서에서는 차별과 불평등에만 주목하여 균형을 잃은 듯 보이기도 한다.

 

이를테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받는 차별이나 불이익들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겠으나 한국의 청소년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집단 폭행한 사건이나 회사에서 얼어죽은 노동자의 사건에서 책임을 개인이나 회사에 묻는 것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로 돌린다는 것은 남자가 여자를 성폭행한 사건을 두고 모든 남자가 쓰레기니까 모든 남자가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며 참회해야 할 문제다라고 해석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보인다. 제도적으로 외국인이 불이익을 당하는 대목들은 제도 개선을 하면 될 문제일 것이지만 외국인을 차별하는 개인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자체가 문제라는 논리는 그러한 시각 자체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저자는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에 주목하도록 하면서 그러한 문제는 인종주의 차원의 문제이고 다양한 외국인을 외국인이라는 하나의 인종으로 구분짓기에 그렇다며 이러한 차별적인 인종화를 ‘인종 기획’이라고 한다고 사회학적 관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런 인종 기획에도 백인과 비백인에 대한 차별적인 대우가 있다며 대중의 시선을 인종에 맞추려 하지만 여기에서 시각은 백인과 비백인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출신 국가의 계층에 따른 차별이 사람들이 인식하기에 더 선명하지 않을까 싶었다. 한국인뿐만이 아니라 외국 어느 나라에서든 이러한 차별은 존재할 텐데 이것이 인종 문제인 지역도 있지만 인간에게 내재해 있는 이방의 존재에 대한 불신과 경계라는 측면에서 더 경향성을 띠지 않는가 싶다. 지역감정으로 보면 경상도 사람이 전라도에 간다거나 전라도 사람이 경상도에 가서 느끼는 외로움과 차별이 인종 문제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인종 문제가 아니라 이방인에 대해 배척하고 경계하는 인간의 본능 차원의 문제이지 않은가.

 

그리고 본서에서는 외국인이 겪는 차별에 대해서는 명백히 보여주면서 대한민국의 외국인 우호 정책은 외국인을 착취하고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취업자가 취업 기간 2년이 되어 체류 연장 허가를 받고 그 이후에도 한 직장에서 직장 생활이 3년이 되어야 특혜가 주어지는 제도를 차별과 불평등이라 들며 이걸 회사가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하고 이용하기 좋은 제도라고 매도하는 저자의 견해에도 다소 거부감이 커졌다. 그럼 이직이 자유로워 계속 이직만을 하면 회사가 감당하는 고용 불안정성은 어떡하라는 것이냐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국인이 그렇다고 그런 제도로 특혜를 받느냐 하면 비정규직으로 언제 회사에서 짤릴지 모르는 상황이 주어지는 내국인 노동자들이 더 많은 실정이다. 저자가 비판하는 게 사무직 근로자가 아니라 육체 노동자를 말하는 것이라는 데 방점이 있겠다. 노동자 중 이직하고 싶다고 맘대로 이직하면서 지내는 내국인 노동자가 몇이나 되나 고용이 해제되어 다른 직장을 찾는 것이지. 또 외국인에게 임금이 차등 지급된다고 차별이라고 하는데 해당 국가의 임금과 (저자가 비판하는) 현재 한국에서의 임금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한국까지 와서 노동을 하는 것이고 회사로서도 임금의 격차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아닌가. 가사 노동 임금을 예로 들어도 한국인들이 적정선이라는 임금으로 내외국인에게 다 통일한다면 애초에 외국인이 고용될 여지는 줄어들 것이다. 내외국인의 임금 격차는 차별만이 아니라 암묵적인 적정 합의가 있는 것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외국인을 사회적 약자로 규정하고 그 가운데서도 진짜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만을 들어 그들이 겪는 차별과 불이익을 통해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주제로 삼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외국인이 받는 불이익도 분명 있겠으나 실제 이주민들에게 그런 불이익과 불평등만이 있는지 저자의 주장과는 다른 예를 들어보아야 할 것 같다. 한해 외국인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 것은 조 단위이고 그 가운데 대부분은 저자가 한국에서 차별받는 대표적인 외국인이라 예를 들고 있는 중국인들이다. 심지어 한국 요양원 혜택까지 중국인이 대거 수혜를 입고 있다. 더욱이 외국인 투표권도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모든 제도는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주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과연 한국인이 이런 혜택을 받는 나라에만 그런 특혜가 적용되는지 더 세심히 살펴야 될 문제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외국인에게도 복권 당첨시 당첨금을 수령하게 한다. 최근 40억 원을 수령해 간 태국인까지 몇 해 걸러 한 번씩 외국인 수령자 소식을 보게 된다. 과연 우리가 그 나라에서 복권 당첨시 수령할 수 있는 국가의 국민에게만 혜택을 주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불법 체류자들까지 한국에서 자녀를 낳으면 그 자녀에 대한 교육, 의료, 양육에서 혜택을 주는 나라가 한국이다. 해당 아이가 자라면 국적 취득도 용이하고 말이다. (언제부턴가 역대 정부들은 인구감소를 이주민 수용으로 타계하려 하고 있는데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대대적으로 상용화되고 대중화되며 다수의 인구가 초대량 실업자가 될 것은 자명하다. 이런 시기에 무책임한 이주민 수용 정책은 이후 사회의 거대한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책의 감상에서 벗어난 부분이니 다시 돌아가자면) 외국인이 받는 차별과 불이익을 개선하면서 제도적인 불균형이랄까 병폐는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 시절 내국인에게는 1인 1주택을 강제하고 법적 차별을 주면서 외국인에게는 제한을 두지 않아 중국인 건물주들이 대거 증가했고 제주도는 중국인들 점유지가 되다시피 한 것이 미디어를 통해서도 접하는 현실이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개선해야 하는 것도 우리 사회의 과제겠지만 무엇보다 내국인이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데 더 주의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와 정부는 외국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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