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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첫 태양
  • 안네의 일기
  • 안네 프랑크
  • 15,300원 (10%850)
  • 2021-11-15
  • : 1,982

안네의 일기는 많이도 언급되고 청소년기에 읽은 사람들도 많았던 책으로 알고 있다. 아마 요즘 세대 중에서도 독자층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나로서는 전쟁 시기를 거친 사람들의 당시 심정과 그 시기의 대처법 등이 궁금하기도 해서 선택한 책이다. 점점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시절이다 보니 현재에 닥칠지 모를 위협에 대해 알아두어 나쁠 게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에 쓴 일기문이자 하나의 기록문학이랄 수 있는 본서를 읽고 난 감상은 당시의 건조하고 위협적이면서 공포를 불러오던 현실을 간접 체험하게 해주는 소중한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942년부터 1944년 13살부터 15살 사이의 시기 안네 프랑크가 쓴 이 일기는 전쟁의 막바지가 거의 이르러 끝나는데 이 일기문의 중단 이후 안네 프랑크의 가족은 함께 은신처에 숨어있던 다른 유대인 가족들과 모두 수용소로 끌려갔다가 안네의 가족은 아버지를 제외한 모두가 수용소에서 사망하고 다른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일기문에서는 안네의 가족이 은신처로 먼저 숨어들고 이후 속속 다른 유대인 가정이 합류해 함께 생활하며 일어나는 소소한 갈등과 유대 그리고 전시에 겪는 일반 시민의 두려움과 유대인으로서 이는 공포 등이 드러나 있다. 그리고 십대 소녀에게 이는 섬세한 정서와 반항과 욕정까지 그대로 담겨 있기도 하다. 사실 안네와 그녀의 어머니 사이의 갈등은 별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자기 친엄마에게 상당히 되바라진 안네의 성향이 잘 드러나 있고 시대적으로 금욕적이었을 당시 유럽 청소년과는 다르게 상당히 성적으로 조숙하고 까져있는 안네의 모습은 대중에게 공개되기 긍정적이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아버지는 안네의 일기 중 엄마와의 갈등과 페테와의 일화 가운데 일부 등을 제외한 내용만 출간했었다고 한다. 21세기가 되어서 기존 유럽의 청소년들에게 권할 만하지 않은 안네의 모습까지 수용할 만치 세태가 변하자 안네의 일기 미공개분까지 그녀의 친필인지 검증을 거쳐 공개되었다. 본서는 21세기 공개분까지 함께 수록된 완전판이다.

 

안네의 일기는 전쟁의 참상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으며, 유대인의 수용소 생활 등을 다루고 있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독일의 많은 이들이 이건 “실화가 아니다”라고 반발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안네의 일기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 중 당시까지 생존해 있던 인물들의 증언이 더해지면서 대중이 실화라고 인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분명 이 책에는 전시에 은신해 있는 이들의 건조한 일상이 담기긴 했지만 폭격을 두려워하거나 자신들이 은신이 들킬까 조마조마해 하는 정도일뿐 전쟁의 참혹함이 담기지도 그렇다고 유대인 수용소 생활이 담긴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반발한다. 증거가 명확해도 이런 반응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한 실상을 밝히는 이들의 증언에 대한 반응이 이보다 더하다 해도 이상한 일도 아닌 것 같다.

 

안네 가족의 사망을 미리 알고서 본문을 읽는 이들은 이 일기가 끝나는 마지막에 격한 감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 은신한 이들의 삶이다 보니 이들이 겪는 내적 격동들과는 다르게 참 단조로운 일상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 과정을 담은 안네의 정서를 통해 여과를 거치며 담백하지만 무서운 현실감을 갖게 된 것이다 싶다. 시대와 소녀가 시대에 처한 이들의 이야기에 어떤 빛깔을 갖게 했다. 그런 빛깔과 이들이 맞이한 결론이 다시는 재현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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