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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첫 태양
  • 예술이 묻고 니체가 답하다
  • 이희인
  • 16,020원 (10%890)
  • 2024-11-15
  • : 480

홍익피앤씨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본서는 예술 분야에 니체가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한 책이다. 그러나 중심 주제인 니체가 미친 영향만이 아니라 니체라는 인간의 생과 그에게 영향을 미친 이들과 영역들까지 아우르는 책이다. 니체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이들에게는 니체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를 들을 기회가 될 수 있고 이미 니체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께는 그간의 지식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만한 책이다.

 

일반적인 니체에 관한 책들은 니체의 아포리즘 일부를 전하거나 그의 철학을 풀어 설명해주는데, 철학 대중 교양서라고 할 수 있는 책들에서는 니체의 생이 이 저작과 같은 정도로 소개되지 않고 있어서 니체 철학의 기원이나 형성 요인 등을 짐작하기 어렵다. 본서는 니체가 병약했다거나 니체가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가 요절한 이야기 등과 그의 이성 교제 등을 다루고 있기도 하다. 바그너와의 교류나 니체가 바그너의 부인을 흠모했다는 이야기 또 루 살로메와의 교제 등의 사소해 보이지만 그의 정서를 알 수 있는 기록을 접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그가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받은 영향이나 바그너의 음악에서 받은 영향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과 연결 지어지는 니체의 저작들과 일화 등을 다루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니체가 일방적으로 유럽의 철학과 문학, 예술에 지대한 영향만 미쳤을 뿐이라는 서술은 아니라 니체에 대한 이해가 인간미를 가질 수 있는 여지가 아닌가 싶다.

 

니체가 예술에 미친 영향으로는 문학과 철학에서의 내용만이 아니라 이사도라 던컨 같은 무용가가 언급되며 무용에 또 그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교향곡으로 만들어진 과정을 짧게 언급하며 음악에 미친 영향 그리고 니체의 영혼회귀설이 SF소설과 SF영화에 미친 영향이 서술되기도 한다. 니체 철학에서 주요한 개념으로 전달되는 낙타, 사자, 어린이의 이야기와 니힐리즘은 언급만 될 뿐 설명이 생략되어 있고 초인 사상, 힘의 의지, 영원회귀설 또한 설명이 간략히 될 뿐이다. 니체 철학의 상세한 내용이 서술되지는 않고 있어 본서는 니체 철학을 이미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있는 이가 그의 철학이 형성되는 배경과 미친 영향을 알고 싶을 때 선택하면 좋을 책이라는 감상이다.

 

니체는 병약한 이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의 중요성을 강력히 주장하며 아모르파티를 외치던 이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실사화한 듯 채찍질 당하는 말을 감싸다가 기절한 후 평생 정신적 사망 상태로 지내다 사망했다는 그의 생을 예수와 비교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비교적 건강하던 때도 1년의 166일을 침상에서 환자로 보내리만치 건강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으나 나치와 파시즘이 그의 철학을 중시하리만치 권력과 초인을 중요시하던 이이기도 하다. [이 사람을 보라]에서는 자신의 저작들을 설명하며 "나는 왜 이리 현명한가?" "나는 왜 이렇게 똑똑한가?"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쓰는가?" 등의 자뻑어린 목차를 나열하고 있지만 그의 초기 저술들은 미친놈이 쓴 저작이라는 평을 들었고 그의 병약했던 평생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속 인물처럼 그가 채찍질 당하는 말을 감싸 안고 기절하도록 만든 거라 짐작하게 만들기도 한다. 힘을 예찬했으나 신으로부터 매맞는 나약한 한 인간으로 자신을 인식했기에 채찍질 당하는 말에 자신을 투사하며 그걸 저지하다 쓰러져 남은 평생을 정신적 사망 상태로 살게 된 것이라 여겨진다. 신에게 호되게 채찍질 당하는 인간으로 자신을 인식했기에 신은 죽어야 하고 죽었다는 그의 논리가 등장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아팠지만 삶을 긍정하고 힘을 예찬했으며 삶에 짓눌렸으나 초인(극복인)을 이야기했고 자뻑어렸지만 미친놈 취급을 받았고 지성인으로 인식되었으나 결국 정신적 사망에 이른 것이 그가 드러낸 삶의 빛깔이다. 참 양가적인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본서는 그의 철학을 깊이 다루지는 않았으나 그의 생과 그의 연보를 알 수 있고 그가 받은 영향과 그가 미친 영향을 두루 다루는 책이다. 니체를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니체의 빛깔을 조금은 이해하기에 충분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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