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에 관한 책은 이전에 [브랜드로부터 배웁니다]를 한번 읽어보기는 했다. 그 책은 각각의 브랜드 자체로부터 브랜딩에 대해 돌아보는 인문학적인 책이었지만 브랜드, 브랜딩 자체가 주제인 책은 나로서는 본서가 처음이지 않나 싶다.
저자 박소현 님은 패션을 전공했다고 하는데 대학원 전공과목으로 브랜드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브랜드가 패션 자체와는 약간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 당시에는 브랜드에 관한 공부가 떨떠름했던 모양인데 이후 자신의 커리어를 만드는데 브랜드에 대한 배움이 유익했다는 감상도 초반에 담고 있다.
본서는 브랜드, 브랜딩에 관한 내용을 전하면서도 [아이팟처럼 만들고 구글처럼 팔아라]를 변용한 [웹소설처럼 만들고 에르메스처럼 팔다]라는 제목마따나 웹소설의 형식을 빌려 전문적인 내용을 부담없는 분량으로 무리없이 전하는 책이다. 소설 형식이라고 밝히고 있는 책이지만 실제로는 소설과 대본이 결합된 형태이기도 하다.
보이그룹 ‘빅뱅’에 관한 대화로 브랜드의 정의와 성격을 설명하면서 시작하는데 브랜드 관리와 테스트 방법론 등 전문적인 내용을 대화체에 잘 녹여내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멘토와 멘티의 브랜드 커피챗 대화로 구성되어 있지만 일방적인 교습 방식이 아니라 멘티가 멘토에게 통찰을 제공하기도 하며 이야기 속의 배경지인 은해군이라는 가상 마을의 빈센츠 카페의 메뉴 구성이나 가치 등 배경을 통해서도 브랜드를 이해해 나가도록 구성하고 있다. 브랜드에 관한 내용이다 보니 간간이 등장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저자로서는 브랜드를 설명하며 인문학적인 통찰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저술한 것 같지만 소설 형식이다 보니 대화가 주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 저술의 주제 전달도 흐릿해질 것을 염려해서 인지 광범위한 대화는 아니고 소소한 대화가 30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기도 하다. 꾸준히 고흐의 그림들이 QR코드로 이어지기도 하며 웹소설의 재미와 에르메스적 분위기를 두루 조성하고자한 작가의 의도가 엿보이기도 한다.
본서는 각 브랜드들로부터의 통찰을 얻기를 바라거나 브랜드를 주제로 인문학 정보를 얻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며 읽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브랜드의 정의가 무언지 브랜딩이 어떠한 구조로 이루어지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무겁지 않게 배울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 유익할 수도 있을 책이다. 브랜딩이 무언지 어떻게 이루어지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궁금하지만 전문서는 부담스러운 분들이 읽기에 부담 없을 것 같다.
이런 구조와 이런 주제의 책은 흔치 않지만 그래서 실험적이기도 신선하기도 한 느낌의 책이다. 브랜드와 브랜딩이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시대이기도 해서 비슷한 주제의 책이 더러 있겠지만 주제에 대한 시각도 서술하는 방식도 다 다를 것이다. 본서도 다양성의 측면에서 읽어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다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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