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오천원에 키스해주는 놈' 같은 느낌의 책일까 싶지만 오비디우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등 고전이야기이다. 그 중에서도 고전 속에 살아숨쉬는 퀴어 이야기랄까...영어 원제는 Three hundred thousand kisses: tales of queer love in ancient world 삼십만번의 키스라니(맞나?) 낭만치사량인데 자칫 웹소설 느낌날 수 있는 제목이지만 번역판 제목을 잘 뽑은 것같다.
이 책은 고전 속 고대 사회속의 퀴어 사랑 이야기를 선별해 모아 담았다. '아니 이 고전에도 퀴어이야기가 있었다고?'하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흥미롭기도하고 새롭기도 했다.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구성한 군부대이야기나, 고대 그리스에서는 남성간의 사랑을 최고로 여겼다는 등의 이야기는 알고 있던 배경지식이었다. 그런데 그 중 굉장히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가 실려있어 나의 흥미를 자극했다.

레즈비언, 게이 등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던 사람들인데, 왜 나는 트렌스젠더도 있었을 거란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생물학 적인 성은 여성이지만 정신은 남성이라고 하는 메길라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꽤 야한 이야기라 더 이상 블로그에 쓰지는 못한다. 직접 읽어보시길...)

퀴어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라고 생각했었는데, 하르모디오스를 호모라고 부르는 것이 수치심을 줄 수 있는 행위라니...뭔가 헷갈린다.
단편 단편 고전 속 사랑이야기를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을 했다. '퀴어 로맨스'라는 면이 부각되어 있어 얼핏보면 자극적인 소재로 고전 속 동성애 모음집으로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성애, 동성애, 레즈비언 등 어떤 단어만으로 모든것을 판가름하고 규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연스러운 감정, 사랑은 천 년 전, 몇 백년 전에도 있었으며 이것이 현재에도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느 순간 갑자기 팝하고 튀어나온 것이 아닌 문화 속에 숨쉬고 있었다는 것말이다.
#키스를멈추지않을거야 #숀휴잇 #을유문화사 #퀴어문학 #퀴어 #고전문학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