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6일 읽고 쓰다
"진짜 남자란 학교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애송이들하고는 달라.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뭘 해주면 네가 좋아할지 미리 알고 있지. 그와 함께 있으면 넌 어린 계집아이가 아니라, 그가 호기심 가득한 신생아의 눈길로 바라보는 여신, 이미 모든 시대를 살아버린 늙은 영혼이 돼."
-57p
"죽음과 비열함 중에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면
서슴지 말고 죽음을 택하거라."
-160p
나는 그를 그곳에 내버려두어야만 한다. 그가 가는 길 위에.
-2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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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비유는 낯설다.
이게 무슨 뜻일까 하고 고민하게 했다.
빠르게 읽혀지는 문체와 달리,
중국여자. 프랑스로 유학가 7년만에 불어로 소설을 썼다 했다.
<바둑 두는 여자>는 격동기를 살아가는
성에 대해 눈 떠 가는 중국 소녀(15,16세쯤?)와
사무라이즘을 신봉했던(!) 일본의 젊은 장교를 둘러싼 이야기.
하루키의 소설처럼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두 가지의 이야기가 점차 가까워지면서 하나로 합쳐진다.
왠지 좀더 긴 이야기가 되어야 할 것 같은 소설을
축약시키느라 서사의 비약과 단절이 이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긴하지만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었던 소설.
다만, 좀 더 바둑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음 했다.
성적인 묘사와 일본병사들이 중국인들을 고문하는 장면에 대한
묘사는 그것이 적절히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것들에 대한 묘사가 부족해서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어 보인다.
왠지 상업소설-사실 상업소설이 아닌 것이 어디있으랴-적인
냄새가 짙게 깔렸다.
바둑을 알고 있었다면,
그걸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법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다면
더 재미있게 읽혔을 것 같은 책.
바둑을 함 배워볼까낭?
(주원오빠의 노친네 같다는 표현이 계속 생각나~~ㅡ.ㅡ;;)
담번엔
샨사의 원숙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을 읽어 보고 싶다.
(이번 책은 그녀의 세 번째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