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이 그리 풍족한 건 아니었지만 자식이라면 껌벅 죽는 엄마 덕분에 원하는 걸 가지지 못한 적은 없었다.(아마도 한 번 맘에 들면 무조건 가져야 하는 나의 집요한 성격에 질리셨던 걸까?..ㅡㅡ)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가서 내 손으로 직접 돈을 벌게 되면서, 그리고 내 인생은 내 것이니 내가 다 알아서 생활할게!라고 호기롭게 집에서 분가했지만 막상 살아보니 내 힘으로 벌어 먹고 살고 알뜰하게 재테크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혼자 산다는 핑계로 밥해먹기 귀찮을 때는 밖에 나가서 사먹기 일쑤였고 - 밖에서 나가 먹으니 영양을 생각해 이왕 좋은 걸 먹자.는 건 거짓말이고 분위기 좋은 데를 찾다보니 비싼 곳만 가게 되었다-
왠지 주말에 집에서 뒹굴면 청승떠는 것 같아 - 엄마에게로 가면 되건만 집이 먼 관계로 그건 귀찮아서 피하고- 늘 약속을 잡으니 친구들 만나서 노는 비용도 만만찮았다.
옆에서 다들 떠드는 재테크, 재테크. 경영학과 출신인 오라버리를 둔 턱에 펀드나 부동산 이나 이것저것 주워들은 지식은 많았으나 천성적으로 숫자라면 치를 떨고 싫어하는 문과생에, 계산기를 두드리면 두드러기가 오르는 나이니 돈 모으기란 저 별나라의 이야기일 뿐.
앗, 서론이 길었다.
어쨌든, 5월도 됐고 새롭게 시작하는 맘으로 돈을 모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퇴근 길에 서점에 들렀다가 <샤방샤방, 그녀의 매혹 통장 만들기> 라는 책을 샀다. 표지도 이쁘고, 안에도 알록달록하니 이쁘고.
이 책은 다른 재테크 책과는 달리 이야기형식으로 전개가 된다. 김주은이라는 나랑 나이가 동갑인 여자애가 나와서 재무목표를 짜는 것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재테크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는 것과, 이야기로 꾸며져 있어서 읽는데 전혀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소개되는 재테크 상품들은 최근의 수익률이 나와있고 또 현재 판매되는 상품인 것 같아서 굉장히 실질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금융상품을 고를 때는 또 물어보고 그러겠지만 어쨌든 큰 가이드 라인은 보고 배울 수 있는 거니까.
지금까지 그냥 막연하게 적립식펀드와 보험에만 돈을 내고 있었는데 내가 내 꿈을 위해서는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하는지 관리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조금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친구들 이야기나 직장생활 노하우도 쏠쏠한 팁이었고. ㅋㅋ
취업준비생, 혹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들, 직장에 들어갔지만 어떻게 돈을 모아야 할 지 몰라 막막해하는 사람들이 읽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책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