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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아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아내는 겨우 얼굴을 들고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닌데, 그냥 어쩐지 당신이 혹시 죽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은 내 일생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경험이었다. 나는 이미 이 글을 써내려갈 힘이 없다. 이런 기분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고통이다. 누군가 내가 잠든 사이에 가만히 목을 졸라 죽여줄 사람은 없을까. 

- 단편소설 <톱니바퀴> 마지막 페이지- 


전철에서 읽으며 참으로 우울해졌던 소설.

죽고 싶긴 한데 또 죽을 용기도 없는 사람의 마음, 상태를 천천히 읽었더니 못된 맘을 먹었던 과거의 나를 어느 정도는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결국 작가는 자살하였지만,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 죽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래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조금 더 살아보셨으면 좋겠다.

공허하게 들리겠지만, 아무리 큰 고통도 조금씩은 덜해지는 때가 오긴 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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