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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1 응답하라 1988

 

우연히 <응답하라 1998>을 보게 되었다. 19화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였는데, 아침부터 눈시울이 붉어졌다.

 

 



 

2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①

 

라미란에겐 남편과 찍은 결혼식 사진액자가 집에 놓여져 있다. 하지만, 라미란은 갱년기가 와서 극도로 예민하고 날카롭다. 라미란은 집에 있는 모든 가족사진액자를 다 보기 싫어 뒤집어 놓았다. 다 귀찮고 다 성가신 때가 바로 갱년기가 아닌가! 아들 정환(류준열)은 그 결혼식 사진이 합성이란 것을 발견한다. 동룡(이동휘)은 갈비탕집에서 알바를 뛴다. 하지만, 그날 따라 예약취소된 갈비당 100그릇을 먹어치워야 한다는 이야길 정환에게 한다. 정환은 부모인 52세의 라미란과 남편 김성균의 치르지 못한 결혼식을 갈비탕집에서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한다. 갈비탕에서 온 동네 사람들과 치른 결혼식을 통해 라미란은 눈물을 삼키며 갱년기 후유증을 날려버린다.

 

 



 

3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②

 

성동일은 26년간 줄기차게 다녔던 은행을 몇 년 앞당겨 명예퇴직(현실적으로 짤리는)을 당한다. 삶이었고, 인생 그자체였던 한 남자의 직장생활이 단절되는 순간, 그 퇴직이 얼마나 쓸쓸했을까! 아버지의 퇴직식을 참석한 보라와 덕선, 노을은 감사패 하나 없는 것에 속상해한다. 그리고서 준비한다.

 

"감사패

26년간 한일은행에 기여해주신 성동일 과장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더 이상 성동일 과장님이란 이름으로 불릴 순 없겠지만 성동일은 이일화의 남편이자 성보라, 성덕선, 성노을, 삼남매의 자랑스런 아빠입니다.

 

우리 아빠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염병', '니기럴꺼'입니다. 우리 아빠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만년대리'와 '빚보증'입니다.

 

우리 아빠가 제일 잘 하는 것은 쓸데없는 물건 사기, 우리에게 뽀뽀하기 입니다......

 

​....이 패를 드립니다.

 

자식일동!"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 에피소드 찔금보기> 

https://youtu.be/fhBTVqO_7-0







 

4 인생은 가끔 세레머니ceremony가 필요하다

 

아침부터 눈시울이 붉어져 얼마나 혼났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떠올린 문장이다.

 

"인생은 가끔 세레머니ceremony가 필요하다"

 

 





 

5 세레머니는 소통이며, 환대이다

 

인생은 많은 고난과 아픔이 있지만, 때론 가끔 세레머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이 제일 중요하지만, 가끔 특별한 세레머니가 필요한 것이 인생이다. 세레머니는 소통이며, 환대이다. <응답하라 1988>의 19회 장면을 보면서, 부모의 마음을 자식이 읽어주는 소통, 그리고 소통을 환대하는 지인들! 1988년도에는 가능했을 소통과 환대이다. 그때 그 시절에는 자주 찾아볼 수 있었던 소통과 환대이다.

 

 





 

 

6 왜 1988은 되고, 2020은 안 되는가?

 

왜 그 때는 가능하고, 지금은 불가능한가?

시대가 변했다. 삶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게 변했다. 그런데, 요근래부터 붙잡고 있는 유현준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다. 과거에는 '골목길'이 많았는데, 그 골목길이 오늘날에는 '복도'로 변해버렸다. 이것은 건축방식의 변화이지만, '하늘이 열려있는 공간'인 골목길의 1988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건축방식이 그렇게 접근했기 때문에 현대인은 더 폐쇄적이 되어가고 소통은 불가하며 환대는 더더욱 힘든 시대란 이야길 한다. 유레카! 공감한다. 골목길은 '하늘이 열려있는 공간'이란 말이 너무 와닿았다.

 



-<응답하라 1988> 골목길의 풍경이다, 유현준은 골목길이 우연하고도 다양한 이벤트가 터져나오게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골목과 복도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 근본적인 차이는 하늘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다. 우리의 대형 아파트 단지는 우리에게서 우리 머리 위의 하늘을 빼앗아 갔다.'(55p)

 

유현준은 소통이 없는 도시로 만든 주범을 '발코니 확장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유현준이 이래서 유현준 유현준 하는구나 싶다. 부제가 '도시를 보는 열다섯 가지 인문적 시선'이라고 적혀 있다. 흥미롭다!

 

 





 

7 그래도, 가끔 하늘과 자연을 보기를...

 

소통과 환대의 상징인, 골목길의 세레머니가 사라진 도시, 어떤 이벤트가 벌어질지 모르는 우연성의 세레머니를 찾아보기 힘든 가족, 인생, 개인...! 거기는 피로가 쌓일 수밖에 없다. 피로가 누적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의 구조, 공간의 구조가 이렇게 변해버렸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확장된 발코니에서 제한된 자연을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 아니라 머리 위의 하늘과 자연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별 5개를 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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