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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쌓고 글 쌓고
  • 문학으로 읽는 나의 돌봄감수성
  • 황효숙
  • 17,820원 (10%↓990)
  • 2026-09-01
  • : 80
*지식의 날개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주관적 후기

어렸을 때는 ‘돌봄’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었다. 어쩌면 ‘부모님은 나를 당연히 돌봐야 하는 존재‘, ’나는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형체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생각이 있었기에 그랬을수도. 30대 후반으로 가고 있는 시기 그리고 나의 부모님은 60대가 된 지금, 나는 이제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는 사람이 아닌 돌봄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나를 상상하고 있다.

돌봄이라고 하면 일방적, 시혜적, 희생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먼저 떠올랐다. 가장 가까이에서는 나를 돌봐주던 ’엄마‘의 모습이 제일 먼저 떠올라서가 첫 번째 이유인 것 같고, 두 번째는 우리 사회에서 ’돌봄노동‘을 하는 돌봄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기인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가지 누군가가 돌보지 않으면 안되는 존재들임을 생각하면 ’돌봄‘은 나의, 당신의,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유일한 것인데 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를 고민하며 책을 읽었다.

여타 다른 책들도 봤지만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돌봄에 대해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문학‘ 속에서 그것을 찾고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가 읽어봤던 책도 있고 본 영화들도 있었다. 돌봄을 중심에 놓고 접하지 않았었기에 새롭게 다가왔고 다시 보고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리고 접해보지 않은 문학은 시간을 내서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자기돌봄, 타인돌봄, 공동체돌봄 그리고 사회까지. 문학을 곁들여 황효숙 작가와 함께한 돌봄에 대한 시각의 확장은 그리 어려운 길이 아니었다. 이끄는대로 따라가다보면 평소에 나의 편협적인 생각과 고정관념을 마주하게 된다. 맺음말의 첫 문장인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어제와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를 마주했을 때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당신을, 우리를, 사회에게 어떤 시선을 건네야할지, 무엇에 내 시선을 맞춰야할지 수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이다. ’거창함‘이 아닌 ’사소함‘, ’거대한 품과 공식‘이 아닌 ’투박한 곁‘이 내 속에 깊이 남았다.

이 책이 좋았던 마지막 이유는 책을 통해 전해지는 작가의 ’돌봄에 대한 진정성‘이었다.

혹은 간절함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할 정도였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간호학과 교수로서 지식을 전달하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돌봄이 세상을 구한다‘라는 강력한 주장이라기 보다는 이처럼 돌봄에 진심일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작가였다. 자기돌봄을 이야기 할 때는 한없이 너그러운 사람, 타인돌봄을 이야기 할 때는 ’타인을 이해하는 건 당연히 어렵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차근차근 알려주는 사람 그리고 현대사회의 돌봄 시스템을 이야기할 때 느껴지는 냉철함까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내막(?)이 궁금한 건 처음이었는데 맺음말을 보고 깨달았다.

-절망의 끝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힘내라”, “이겨내라”는 단단한 무거운 구호가 아니었다. 바짝 타들어 가는 입술을 적셔준 물 한 모금, 통증으로 밤을 지새울 때 말없이 온기를 나눠주던 손길, 내 고통의 농도를 세심히 살펴주던 의료진과 가족의 섬세한 몸짓이었다. 그것은 언어보다 먼저 도착하는 위로였다. 나약한 존재가 되어 온전히 타인에게 기대어야만 했을 때, 나는 비로소 몸으로 배웠다. (p.236)

가장 크고 귀한 가르침을 몸소 배웠던 것이다. 그 귀한 가르침은 돌봄에 대한 진정성이 되어 책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우리는 모두 잠재적인 돌봄제공자이자 대상자다.(p.124)
-이타심은 무모한 희생이 아니라 공동체의 생존 전략이다.(p.170)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건강해도 뭐가 되었든 우린 돌봄을 받았다가 제공했다가 다시 받아야 하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모두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이다. 그럼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하여 누군가를 바라보고 미세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기댄 채 살아가는 본질적인 돌봄의 존재들‘ (p.236)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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