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클로부터 출력물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제목을 보고 홀린 듯 출판사 클의 피드를 꼼꼼히 봤다.
딸 둘, 아들 하나인 집의 장녀인 (이른바 K-장녀) 나에게 무엇보다 소중하지만 약한 고리 중 하나는 가족이다.
어떤 이는 날 보며 '효녀'라고 하지만 난 왕년에 부모님의 속을 크게 썩였기 때문에 스스로 죄책감 비스무레한 걸 갖고 있다. 화를 내다가도 결국엔, 당분간 대화는 없다라고 생각하다가도 결국엔 가족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이란 단어가 자꾸 눈에 밟혔다.
늦둥이 외동딸인 마민지 작가님과 부모님의 이야기이다. 바깥에서 봤을 때는 '정상가족'의 형태를 띠는 가족.
부모님 모두 코로나에 걸려서 격리 중이던 2021년 크리스마스 이브. 엄마로부터 걸려온 전화에서부터 책은 시작된다. 심상치 않은 엄마의 숨소리를 듣고 한 119 신고로 엄마는 병원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주보호자로서의 돌봄 생활, 엄마와의 5개월간의 시간과 이별, 그리고 이후의 시간이 담겨져 있다.
'먹먹단'이다 보니 마음이 '먹먹한' 정도일 줄 알았는데 웬걸. 책을 시작하자마자 눈물을 쏟았다. 그 이후로도 출판사에서 보내준 티슈를 몇 번 썼는지 모르겠다. (다행히 다 쓰진 않았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메모를 엄청 했다. 마민지 작가님에게 보내는 짤막한 편지를 쓰기도 했고, 가족에 대한 옛 기억을 복기하기도 했고, 후회와 반성의 문장을 쓰기도 했으며 다짐을 써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공감이 너무 되었다.
내 동생들은 각자 생활 때문에 같은 서울이어도 정반대 동네에 살거나, 아예 다른 지방에 살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부모님께 일이 생기면, 예를 들어 병원을 가셔야 하면 내가 함께 동행하고, 집안일 때문에 어디를 가야 하면 내가 같이 가고, 핸드폰 조작과 같은 간단한 민원(?)들도 해결해드리는 역할을 해왔다.
항상 젊고 건강할 줄 알았던 부모님의 얼굴을 마주했던 어느 날, 두툼해진 손과 늘어난 주름, 힘에 부쳐하는 체력을 보며 실감을 하게 되었던 날이 있다. 그리고 외할머니와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나에게도..'라는 생각을 하게 된 적이 있다.
마민지 작가님이 갑자기 마주한 상황들에 나 또한 막막함을 느꼈다. 비슷한 처지의 장녀라 그런지 너무 이입이 잘 되었다. 딸이 걱정할까 봐 말하지 않았던 엄마의 상황을 보며 걱정하면서도 화가 나고, 짜증을 내면서도 걱정하는 그런 마음. 철없던 고등학생 때 일해야 하는 아빠 대신 엄마를 간병하면서 느꼈던 생각들이 떠오르며 부족하지만 난 이미 엄마의 돌봄을 경험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남겨진 유일한 가족인 아빠와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오며 가까워지고 만나게 된 또 다른 가족을 보며, 그리고 작가님이 마주한 엄마의 메모를 보며 '가족'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앞서 '죄책감'을 느꼈다고 했는데 왜 나는 부정적으로 생각했을까. '책임감'이라고 생각할걸이라는 생각이 가장 크게 들었다.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에 비하기는 어렵겠지만, 나에게 '가족'은 다른 인간관계보다 더 함께하고 싶고, 더 마음이 쓰이고, 자연스럽게 책임지고 싶은 관계가 아닐까 싶다. 어떻게 시작된 가족의 형태라 할지라도.
출력물을 받았을 때 다른 파일에 옮겨 담지 않고, 받았던 대봉투에 그대로 들고 다녔다. 꼬깃꼬깃 구겨져도 보관할 곳은 이 봉투만 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 가족도 그런 존재인 것 같다. 조금 구겨지고,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 보여도 결국 가장 오래,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싶은 존재.
아직 책의 일부만을 읽었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며 나에게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 한발자국 떨어져 생각해볼 수 있었다. 책을 읽는 시간은 어느 때보다 나에게 솔직할 수 있어서 소중했다.
책이 다 만들어지면 꼭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