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ography of Objects
사물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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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청주에서 공예비엔날레가 열린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도자, 목칠, 섬유, 금속 등 공예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국제 종합 예술 행사로 국내·외 공예를 한자리에 모아 2년에 한 번 개최되고 있다. 전국 100대 행사 중 하나로, 현재 비엔날레는 매회 세계 60여 개국, 3천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30만 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대규모의 행사로 성장하였다.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주제는 "사물의 지도"로, "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사물이 어디에서 와서, 어떤 관계항을 만들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라는 ‘빅히스토리’와 ‘빅퀘스천’의 확장된 시각에서
더 넓고 더 높은 차원의 대문자 ‘사물(Objets)’의 항해를 시작합니다.
- 강재영(2023 청주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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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은 매우 포괄적인 것으로, 제작 방식, 의미하는 맥락, 쓰이는 재료에 따라 천차만별의 의미를 지닌다. 샘터 출판사의 책 <사물의 지도>는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과 그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엔날레에서 진행되는 19, 20, 21세기의 변화의 주제를 이 책에서는 흙, 인간과 문화, 제작 방식과 기술, 기록, 자원의 순환, 그리고 생명체 기반 이렇게 여섯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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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가는 분야의 전시가 열리면 종종 다니지만, 주로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전시를 보러 다니곤 한다. 이러한 전시는 말하고자 하는 것이 뚜렷하게 드러나므로 어렵지 않게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현대 예술 전시도 보러 가곤 하지만, 볼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은 "참 어렵다"라는 것이다. 비엔날레 역시 작품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 있지만, 설명을 듣지 않고는 제대로 알기가 힘들다. 그래서 도록이나 관련 도서가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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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지도>에서는 작품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그 작품의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공예라는 것은 결코 예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예가 이루어지는 시대에 따라 쓰인 재료가 다르고, 당시 사회적 배경에 따라 의미도 달라진다. 이렇듯 공예는 예술 작품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예가 말하는 소리 없는 이야기를 <사물의 지도>를 통해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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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물의 지도>는 청주공예비엔날레를 보러 가기 전 더 잘 즐기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기 위함 등 꼭 비엔날레를 보러 가기 위한 것이 아니어도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공예를 통해 한 의미를 따라가야 하고, 어떠한 가치를 지녀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