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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취가정은 나의 자미탄 답사의 종점이었다. 거기서 술한잔에 취해 노래 부르며, 의미 다른 취가를 즐길 수도 있었다. 또 저 색기넘치는 소나무에 올라 개구쟁이 시절 내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나지금의 취가정에서는 그러지 않는다. 재작년 여름에 갔더니 가정 건물을단장한답시고 붉은 페인트에 니스를 요란하게 처발라놓았다. 나는 불쾌하고불쌍한 마음이 들어 가정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다만 그 소나무 허리춤을 한번 쓰다듬고 싶어 가정에 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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