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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의 바람의 집

 

내 오래된 친구.

작년 갑작스레 남편을 가슴속에 묻고 얼마나 슬펐을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

월차때 마다 친구네 내려가면 웃고는 있지만 손이 가지 않아 두텁께 쌓은 먼지를 보면 마음이 아리게 아팠었다.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았을텐데..

어느 날 바빠진 친구로 부터 연락이 왔다. 나 가게를 내려고 한다.

있는 돈 까먹는거 시간 문제더라 하면서 지금 아는 분의 옷가게에서 장사를 배우고 있다고 조만간 오픈할테니 앞으론 옷 여기와서 사라 하는거다.

어찌나 반갑던지..

개업날이 금요일 오후 였다.

친구들과 기차를 타고 내려갔더니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도 손님이 북적인다.  다들 아는 사람들이 와서 개업을 축하해 주면서 옷을 사가는거 였지만 그래도 북적이는 손님을 보니 반갑다.

우리도 이것 저것 골라 담았다.

개업날은 깍는거 아니라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친구네 옷가게에서 한 푼도 깍지 못하고 옷이랑 가방을 샀다.  친구끼리는 현금거래라고 해서 현금으로 결제해 주고 현금 영수증도 못받았다 *^^*

늦은 시간 손님들이 다 돌아가고 우리는 빈 마네킹에 옷을 입히면서 디피를 잘해야 옷도 많이 팔린다고 하면서 이옷 저옷을 가지고 입히고 벗기고 하하 호호 신나게 웃었다.

새벽녘까지 정리하고 청소하고.. 집으로 돌아가서는 두런 두런 밀린 얘기 속삭이고...

아침부터 일어나 가게에 나가 유리창  거울 반짝 반짝하게 닦아 주고...

여자들의 우정이 별거 아니라고 누가 말했던가...

친구 가게가 대박 나야 한다.. 대박나는 날 우린 신랑과 애들 다 버려놓고 우리들 만의 낙원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올해가 우리가 만난지 20년.

친구에게 슬픈일만 없었더라면 벌써 3월에 우리들만의 여행을 다녀왔을 텐데. 아쉽다.

친구야.. 인생이란 말이지...  별거 없다.. 그저 하하 호호 웃으면서 살다 보면 그게 행복이고 잘 살아가는 인생길이 되는거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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