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초록 거북
Mulan 2024/12/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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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 거북
- 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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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2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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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거북](릴리아, 킨더랜드)
[파랑 오리]가 엄마와 자녀의 이야기였다면, [초록 거북]은 아빠와 자녀의 이야기다. [파랑 오리]는 다른 종의 사랑(오리와 악어)을 다루는 것과 달리, [초록 거북]은 같은 종의 사랑을 다룬다.
공통점은, 둘 다 한부모 가정이라는 거다. [파랑 오리]에서 아빠는 어디 있고, [초록 거북]에서 엄마는 어디 있을까?
아빠 거북은 소리에 예민하다. 아기 거북에게 들려주고 싶은 소리가 많다. 내가 들려주고 싶은 소리는? 글쎄. 아이에게 딱히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그런데.. 들려주고 싶은 소리가 없다면 그게 슬픈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읽어주는 성경 말씀, 엄마가 부르는 찬양,...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지 않아 잘 부르지는 않지만, 기계음보다는 자연의 소리를 더 들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아기 거북은 아빠 거북에게 짜증을 냈다. 아빠 거북도 화가 났다. 아기 거북은 화해의 제스처로 방울토마토를 아빠 입에 넣는다. 부모는 넓은 가슴으로 아이를 품어야 하는데, 나도 아이에게 토라질 때가 가끔 있다. 역시나,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는 건 아이다. 아이의 마음이 훨씬 넓다. 이 마음도 사춘기가 되면 사라지려나.
🏷그날 이후로 아빠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어요.
˝아빠랑 친구 할까?˝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때로는 친구 관계일 수 있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닐 거다. 아빠 거북도 그런 의도였겠지. 하나님도 우리를 친구 삼아 주셨으니,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파랑 오리]에서처럼, 아기 거북도 성장하고, 부모와 자녀의 역할이 바뀐다.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것이다.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 부모가 자녀에게 노후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노후대비를 한다고들 하는데, 이런 사회 문화 때문인지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것에 생각이 많다.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건 부모의 재산을 탐내기 때문인 경우도 많고. 예전엔 당연시되었던 것이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적어지고, 결국 다친다.
🏷˝아빠, 많이 아파요?˝
˝하나도 안 아픈데...... 무서워.˝
˝점점 네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단 말이야.˝
무서운 이유가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라니. 귀가 예민한 나도 소리가 안 들리는 게 싫긴 할 텐데, 아이의 목소리를 못 듣게 된다면? 아이의 목소리를 못 들어서가 아니라, 그냥 내 생활이 불편해지는 걸 견디는 게 어려운 거 아닐까. 나는 아빠 거북만큼 아이를 안 사랑하고 있나.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니?˝로 시작해서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요?˝로 끝난다.
부모의 마음이 자녀에게 전수되었다. 서로 사랑했으므로. 마음이 전수되는 데는 사랑이 필요한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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