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Mulan's small world
  • 용기를 내, 비닐장갑!
  • 유설화
  • 11,700원 (10%650)
  • 2021-04-01
  • : 5,915
[용기를 내, 비닐장갑!](유설화, 책읽는곰)
-스포일러 주의

장갑초 아이들이 별자리를 보러 장갑산에 오르는 날이다.

책장을 넘기고, 교실에 들어서는 장면이 보이자마자 숨이 턱 막혔다. 교실이 보이는 듯했다. 아직도 나는 아이들의 산만함에 적응이 안 된다(옛날보다 덜 무서워졌지만(?) 여전히 협박과 경고로 일관한다.). 진짜 교실에 있는 줄 알았다. 어떻게 아셨지..

비닐장갑은 사서 걱정을 하는 스타일이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한다. 나랑 비슷하다. 겁이 나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그냥 주변에 휩쓸려 가게 됐다.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일이 벌어졌다. 손전등이 꺼진 것. 할 수 없이 선생님은 쌍둥이 장갑을 앞뒤로 내세워 산을 내려가려 한다. 선생님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사고가 난다.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져 구른다. 모두들 구덩이에 빠지는데, 가벼운 비닐장갑만 유일하게 구덩이 바깥에 있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구할 수 있는 건 비닐장갑뿐이다. 자신이 의도한 상황이 아닌데, 책임이 막중하다. 비닐장갑은 겁이 났지만, 회피하지는 않았다. 무서웠지만,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그리고 꾸역꾸역 자신의 길을 갔을 때, 반딧불이를 만났다. 투명한 자신의 몸을 이용해 등불이 되었다. 비닐장갑은 두려움보다 책임감이 더 컸고, 그 책임감은 사랑에서 나온 것 같다. 책임감으로 발현되는 사랑이라.. 비닐장갑 모습이 나와 너무 닮았다.
비닐장갑은 얇고 투명한 몸을 이용해 살아남았고, 반딧불이를 자기 몸에 넣어 등불이 되었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지금 같으면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린 선생님은 소송을 당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