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남아 있는 나날
Mulan 2023/04/1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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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책] 남아 있는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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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feat. 고질독 20기)
📚소감
‘스티븐스=과거의 나‘라고 생각했다. 도장깨기하듯 여행하는 스타일도 그렇고, 집사의 품위를 자신의 존재 가치라고 여긴 부분도 성취에서 존재 가치를 찾았던 과거의 나 같았다. 전형적인 ISTJ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봤다. 스티븐스와 나의 차이는 스티븐스는 끝까지 우직하게 갔다는 것, 나는 중간에 융통성이라는 물꼬를 틀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스티븐스의 삶과 내 삶 중 어떤 것이 더 풍요롭거나 좋았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티븐스는 프로 정신을 선택했고, 나는 긴장 완화를 선택했다.
📚질문 만들기
1. 작가 조사
2.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총량을 알고 있나요?
3. 품위가 뭔가요?
4. ‘문제‘라고까지 부풀릴 일일까요?
5. 나의 여행 스타일은 어떤가요?
6. 같은 업무 지시를 여러 번 듣는다면?
7. 스티븐스의 선택,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8. 야망이나 포부가 있나요?
9. 찬성할 수 없는 일이 있을 때 나의 반응은?
10. 정신적 긴장을 풀 때 사용하는 방법은?
11.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있나요?
12. 스티븐스의 품위와 해리의 품위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13. 비판적 태도와 충성심은 함께 존재할 수 없나요?
14. 스티븐스의 무관심, 어떻게 생각하나요?
15. 농담으로 스티븐스의 품위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독서모임
📚인물탐구
📌스티븐스: ‘위대한 집사‘에 인생을 걸었던 사람
👉내 안의 ‘스티븐스‘는?
스티븐스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떠오른 생각은 ‘한 우물‘이었다. 스티븐스는 ‘위대한 집사‘라는 한 우물을 팠다. 내가 판 한 우물은 반주이다.
스티븐스와 비슷한 점이라면 감정 억압이다. 지금은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감정을 절제하면서 살아왔던 세월이 길었다.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 사건으로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감당하는 게 너무 버거워서 자연스레 감정에 거리를 두게 되었다. 감정을 충분히 느끼는 것보다 나 자신을 통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금도 감정을 논리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다.
📌켄턴 양: 스티븐스에게 밀당을 시도했으나 밀려났던 사람
어쩌면 켄턴 양은 스티븐스와 마지막으로 만나면서 스티븐스를 사랑했던 마음을 떠나보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켄턴 양이 흘리는 눈물에 복합적인 감정이 담겼을 것 같다.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 보내는 시원섭섭함이랄까. 하지만 스티븐스는 그제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시간을 돌릴 수 없는 이 순간에 와서야 ‘실제로 그 순간 내 가슴은 갈기갈기 찢기고 있었다.‘
켄턴 양의 업무적인 특징으로 보자면 스티븐스처럼 일을 잘하고, 불의에 못 참으나 현실에 순응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지만, 이 소설에서는 스티븐스가 보는 켄턴 양을 설명하고 있으니 스티븐스와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한줄 정리를 했다.
다른 고질독 분이 [동백꽃]의 ‘점순이‘라고 해서 빵 터졌다. 정말 딱 맞는 인물이다.
👉내 안의 ‘켄턴 양‘은?
불의에 못 참는 것 같아 보이나 현실에 순응하는 부분이 아무래도 좀 많이 닮았다.
📚질문
📌‘품위‘란?
내가 뽑은 두 번째 질문 ‘품위란 뭔가요?‘가 생각난다. 그때 나는 스티븐스처럼 직업적인 품위를 생각하고 글을 썼다. ‘교사의 품위는 수업에서 나온다.‘ 스티븐스 같은 모습을 여기서도 볼 수 있는 게, 스티븐스는 ‘위대한 집사‘를, 나는 ‘교사‘라는 점만 다를 뿐, 직업적인 부분에서의 품위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인간 스티븐스의 품위를 생각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에게 적용시켰을 때, 나에게 ‘품위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니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면 질문을 바꿔서, ‘나는 어떤 품위를 가진 사람이기를 원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했더니, 이때까지 살아온 나를 살펴보면 ‘최선을 다하는 삶‘을 품위로 생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최선‘이 걸렸다. 나는 늘 최선을 다해야 하는 긴장 속의 삶을 살았는데, 품위란 긴장 속에 갖춰지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늘 최선을 다하지 못하기도 하고. 그렇다면 품위는, ‘애쓰지 않아도 드러나는 인격‘이라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반주를 오래 해서 자동적으로 할 수 있는 반주처럼, 애쓰고 애쓰다 보면 애쓰지 않아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는 생각에서다. 다른 고질독 분의 ‘그럼에도 지금은 애써야 하는 단계‘라는 말에는 공감했다.
📌나의 신념은?
고질독에서 신념을 주제로 [앵무새 죽이기]와 [남아 있는 나날]을 읽었다. 내 신념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적당하게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한 번 시작한 것은 끝까지 한다.‘를 말했지만, 마음이 썩 들지는 않았다.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인 것 같다.
한편으로는, 맹목적 신념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스티븐스는 아이히만 같은 인물이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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