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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lee8888의 서재
  • 나는 산을 걷는다
  • 조태경
  • 13,050원 (10%720)
  • 2022-11-25
  • : 60

🔖 비록 담담하게 이야기했지만 23세의 조성정 작가는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렸다는게 느껴졌다.책의 첫 부분에는 그 단어가 그렇게 많이 언급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된다. 너무 가슴속에 사무쳐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그런 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끝부분에는 상대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걸 보면 조태경 작가는 알을 깨고 나온 듯 했다. 백두대간 순례를 택한 건 고 최환영 산악인이 안내한 것일까. 너무나도 괴로워하는 친구를 위한 선물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는 살기 위해 순례를 떠났다.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대자연이 주는 교훈으로 자신의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그 답을 찾는 산행 (고행) 속에서 하나의 종교를 초월한 진리를 깨닫기도 하고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본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걸 이겨내고자, 살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와 닿아 읽는 내내 명상 하는 기분이 들었다.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진정한 교육에 대한 의미, 삶과 죽음 그리고 행복에 대한 고찰 등 인생의 전반적인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몇 년 전에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그때 가족과 함께 슬픔을 잊고자 산행하러 갔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가슴에 와닿았다. 이 이야기는 27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친구의 명성을 더럽히는 것 같아 드러내기 싫었다고 작가는 고백한다. 하지만 진정한 부활의 의미를 깨닫고 49일 백두대간 순례를 하면서 깨달았던 진리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작가는 용기를 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이 책은 주변에 다른 사람의 죽음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께 선물 드리면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나는 이 구절이 가장 마음에 와닿는다

“육신이란 거룩한 생명의 그릇일뿐, 육신이 사라진다고 그곳에 깃든 정신과 영혼 또한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삶과 죽음을 어떻게 분리할 수 있겠는가. 육신을 벗고 실재의 빛이 오면 그런 환상은 사라질 것이었다. … 부활은 육신과 상관없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 실상과 마주하는 순간, 너의 부활은 이미 내안에서 이루어져 있었음을 알았다.”
- Page 245

🏷️
일장춘몽. 인생이란 한순가의 꿈과 같은 거라네. 이몸을 벗게 되면 우린들은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해야 해.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는 거지. 이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일이야. …  그 죽음의 실체를 이해하고 나면, 삶과 죽음이 결국 하나라는것을 알게 될 테지만
- Page96

🏷️
혼자 걷고 있지만 혼자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 나는 순례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순례의 목적이 드러나는 것이며 삶의 길이 열리는 것임을 다시 깨달았다. 마치 우주가 나를 통해 스스로 실현해야 할 목적이 드러나도록 조종하고 있는 것 같았다.
- Page132

🏷️
해와 달, 낮과 밤은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며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뜨는 해와 지는 달의 교차되는 광경이 사뭇 신비해보였다. 뜨고 지고, 살고 죽고 하는 흥망성쇠의 이 모든 양과 음의 조화야말로 진리인 것인지도 몰랐다. 우주가 끊임없이 생성 소멸하며 윤회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 Page174

🏷️
태어남은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지. 태어난 모든 젊은이들은 백발의 노인을 향해 달려가고, 죽어가는 모든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을 그리워하며 기도한다네. …모든 것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면만을 보아서는 안된다네, 죽으면 끝이라는 생각은 착각이야, 우리는 모두 영적인 존재 들이지. 빛 자체라네. 그 빛은 사라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야. 그런데 사람들은 그 신비한 비밀을 까마득하게 잊고 살지. 환영이는 이미 자기 몫의 삶을 살다가 자기 길을 간 것이라네. 울 것이 뭐가 있겠나?.죽음이란 착각이야. 실체가 없는 거라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할 수 없는 개념이거든.
- Page179

🏷️
행복이 어디에 있겠는가. 바로 지금 이 순간이야. 어디가서 찾아 해매야 할 그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깃들어 잇는 행복을 건져 올리기만 하면 되는것이지. 이 순간의 행복이 쌓이면 행복한 미래가 되는 것이지. 두려워하지 말거나.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네. 주변을 기웃거리거나 눈치볼것도 없어. 당당하고 떳떳하게 자신의 길을 가면 되는거지.
- Page180

🏷️
나는 순례를 시작하면서 매일 저녁에 죽고 아침에면 되살아났다. 나는 그렇게 하루하루 부활하며 나아갔다,
- Page217

🏷️
너는 이미 내안에서 부활했다, 나는 깨어났고, 히말라야 만년설 속 너의 육신은 부활과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깨달았다,, 부활은 몸의 부활이 아니라 마음의 부활이였다, 육신이란 거룩한 생명의 그릇일뿐, 육신이 사라진다고 그곳에 깃든 정신과 영혼 또한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삶과 죽음을 어떻게 분리할 수 있겠는가. 육신을 벗고 실재의 빛이 오면 그런 환상은 사라질 것이었다. … 부활은 육신과 상관없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 실상과 마주하는 순간, 너의 부활은 이미 내안에서 이루어져 있었음을 알았다.
- Page 245

🏷️
이젠 가 닿을 수 없는 먼 발치에서 전설이 된 설인과 헤어져야 할 때가 왔다, 그에게 빙의 되어 살아왔던 스물셋 청년의 나로부터 풀려나와야 했다. 이기록에 대한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이것으로 충분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죽는 날까지 나는 그와 함께 영원한 여행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다.
- Page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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