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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기
아빠가 안 된다고 하긴 했는데 순무를 보면 아빠 마음이 바뀔 수도 있잖아요. 그럴 수 있을까?

아줌마, 근데요. 그럼 그냥 듣기만 할 수 있어요? 아무 말도 안 하고요.
아이가 묻고 그녀가 답한다.
그럼 그냥 듣기만 할 수 있지.
대화는 조금씩 더 깊어지고 넓어진다. 불신과 두려움같은 것을 밀어내며 스스로 반경을 넓힌다.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그녀는 아이의 마음속에 불이 켜진 것 같다고느낀다. 두 사람 모두 불이 켜진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느낀다.-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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