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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아
  • 36.5℃ 인간의 경제학
  • 이준구
  • 11,700원 (10%650)
  • 2009-09-07
  • : 1,537

 

의도: 경제학에서 규정하는 인간의 특징은 합리적, 이기적 선택을 하면서

        끝없이 물직적 욕망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러한 경제학의 전제는 비현실적이다.

        최근 인정받기 시작한 행태경제학은 경제활동에서 인간의 선택이나 반응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규명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 본연의 모습에 기초한 경제 이론의 매력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목적: 독자가 이 책을 즐겁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행태경제이론이 제시하는

        새로운 경제학 관점에 흥미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주장: 인간에 대한 비현실적 전제를 바탕으로 한 경제이론은

        경제정책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하고 당연히 실패하는 정책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인간 본성에 맞는 정책이 저비용, 고효율 결과를 산출한다.

        따라서 행동경제학을 참고한 새로운 경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주제: 인간은 호모 이코노미쿠스 처럼 언제나 합리적, 이기적이지 않으며 감정의 동물이다.

        결과를 받아들이는 기준에는 자신의 이익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동기, 타인이 처하게 되는 상황 등도 포함되어 있다.

        때로는 자신의 이익이 작아지더라도 타인을 배려하는 선택을 한다.

        또한 경제적 이익이 아닌 감정적 보상을 선호하기도 한다.

 

 

1. 휴리스틱스와 '어려운 선택'

행동경제학자들이 밝혀낸 인간의 판단 방식은 '주먹구구식/어림직작'(휴리스틱스)이다.

제 딴에는 아무리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싶어도

첫째, 능력부족 때문에 인간은 사건에 대한 극히 일부 정보만 알 수 있고

둘째, 합리적 판단에는 상당한 시간적, 심리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주먹구구식 판단 방식은 

인간에게 인식편향을 불러일으켜 판단 오류를 범하게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능력과 정보 부족을 보완해주는 장점도 있다.

 

가령, 여러가지가 나열된 것(후보자)들 중에 최상의 조건에 부합하는 것을 찾거나 골라야 할 때

그나마 적용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37% 법칙'이다. 

이것은 조건이 단순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 중에서 결혼상대자를 선택해야 할 때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37% 법칙'에 따라 계산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할 수 없다.

결국 인간은 주먹구구식 판단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한계를 갖게 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새로운 시각이 있다.

 

철학자 Ruth Chang은 테드 강연 'How to make hard choices'에서

인간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 왜 어려움을 느끼는지,

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는지 그리고 거기에 인간의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알려준다.

일단, 선택은 수학, 과학 같이 계산되거나 비교할 수 있는 영역과 전혀 다른 영역이라고 말한다.

전자는 답이 많거나, 적거나, 같거나, 이렇게 3개 중 하나지만

선택의 답은 꼭 좋다, 나쁘다, 그저그렇다 중 하나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만약 인간이 모든 것을 객관적 기준으로 비교해서 최고의 것들만 선택할 수 있다면

인간의 창조성을 발휘할 기회나 개성을 잃게 된다.

객관적 기준이 아닌 자신의 불완전한 판단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선택을 한 나만의 이유, 나만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고

거기에서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인간의 주먹구구식 판단 덕분에 개성이 발현되며

각자의 선택은 비교불가능한, 유일한 것이 된다.

 

 

2. 이득 보다 손해 안보는 게 더 좋아!

인간은 새로운 이익을 얻을 때 느끼는 긍정적 감정 보다

갖고 있던 것을 잃을 때 느끼는 부정적 감정에 더 민감하다.

이러한 태도는 다른 내용을 다루는 다른 장, 다른 예에서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부존효과는 일단 자신의 소유물이 되면

그 물건에 대한 가치를 그것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보다 높게 평가하는 인간 성향이다.

이 부존효과도 진짜 내 것이든 아니든

일단 내 손에 들어오면 잃기 싫어하는 손실기피 태도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뉴욕 택시운전사들이 손님이 많은 날 일찍 퇴근하고 손님이 적은 날 늦게까지 일하는 행태도

나름의 매상 기준을 세워놓고 그에 못 미치면 손실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수 있다.

흰 상자-푸른 상자 게임에서 용지를 흰 상자에 넣으면 개인 이익을 취할 수 있지만,

손실은 기회/암묵적 비용 보다 눈에 보이는 현금 비용에서 실제적으로 느낀다는 점에 비춰 보면,

용지를 상자에 넣기 전까지는 개인 이익에 대해서 둔감하다.

따라서 푸른 상자에 넣어도 손실이라고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

 

 

가치는 현재에 가까울 수록 가장 크지만

이벤트 당첨 상품인 스타와의 데이트는 조금 나중에 하겠다거나,

맛있는 것을 아껴뒀다 먹는다거나, 신체 처벌은 빨리 받겠다는 선택 등은

현재부터 그러한 행위가 실현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일종의 소유물로 여겨서

그러한 행위 실현을 일종의 손실이라고 여긴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손실기피 태도는 많은 부정적 결과도 초래하는데 그 중 하나는

주식매매에서 손해를 볼 때 너무 늦게 매도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그 이유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본다.

매도를 실행하기 전까지는 그 손해가 현실이 된 것은 아니라서

자신의 투자 실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존심까지 유추해 갈 것 없이 손실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매매에서 이익이 났을 때는 반대로 너무 빨리 매도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을 고려한다면

인간은 이익에서 얻는 긍정적 감정의 크기나 강도 보다

손해에서 느끼는 부정적 감정의 크기나 강도가 더 큰 것이다.

 

인생에 적용하면, 

고생한 기억이 더 오래 남는 이유가 손실기피 태도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대표적으로 여행의 경우는 고생했던 기억이 추억으로, 다른 어떤 기억보다 인상깊게 남는다.

손실에서 초래되는 느낌이나 고생하면서 느끼는 느낌이 비슷한 괴로움이라면,

이득에서 초래하는 느낌이나 안락이나 행복에서 느끼는 느낌이 비슷한 즐거움이라면

좋았던 기억보다 괴로웠던 기억이 더 오래, 강하게 남는 이유는

인간이 안락 보다 고생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인간은 일생을 손실이나 위험, 고생 등을 피하고 도망다니면서 사는데

손실, 위험, 고생을 피하려는 본능을 따르지 않고

이것들에 정면으로 맞서고 그 경험에서 교훈을 찾는

소수의 사람들이 성공을 거머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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