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서평을 읽는 일은 위험하고도 짜릿한 모험이다.
그런 서평을 통해 몰랐던 책을 알게 되는 횡재가 있을 수 있으나 자칫 교묘한 광고(?)에 걸려 구입한 책을 한 참을 읽고 나서 ‘엥? 이게 뭐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실패 없이 보는 눈이 나아질 순 없는 법, 성숙엔 고통이 따르는 법이다.
작가 황인숙의 서평들을 모은 이 책은 작가의 무게와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전에 나도 읽으며 무릎을 치게 만들었던 김영두의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편에선, 나의 그 당시 마음이 다시금 떠올라 아련한 즐거움을 주었다.
이 책을 본 지가 꽤 되어 이 서평을 위해 다시 펼쳐보니, 예의 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읽기’에 충실하게, 그 뒤 읽은 책들도 다시금 눈에 띈다. 티피 드그레의 <동물과 대화하는 아이 티피>는, 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의 많은 질문에 절로 나의 어깨가 으쓱하게 만들어 주었고, 김점선의 <10cm 예술>은, 삶에 있어 나의 소심함 이기기 시도를 뒤에서 떡하니 받쳐 주는 책이었으며 (작가 이력을 잘 읽어 보세요), 로저 로젠플라트의 <유쾌하게 나이드는 법 58>은 재미한국인이었던 진시륜 선생의 <어느무명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을 떠올리며 진시륜 선생 책이 훨~씬 재미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다. 그리고 사놓고 읽다 만 책, 김용규의 <알도와 떠도는 사원> 등...실패야, 역시 난 SF소설은 안 맞아.
정보의 홍수 시대, 어느 것이 광고이고, 어느 것이 사실이며 진실인지 판가름이 어려운 이 시대, 적은 실패를 원한다면 책방에서 이런 서평 도서를 쓱 보며 자신에게 맞는 책을 구입하여 보시길...아니라면, 실패에도 굴하지 않겠다면, 자신이 판단한 좋은 작가들, 서평가들의 뒤를 따라 독서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제 다시 그 마음들을’을 떠올려, 몸도 마음도 허허했던 요 며칠을 넘어서 이제 다시 책읽는 행복한 시간으로 돌아가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