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 전문출판사 고즈넉이엔티의 케이스릴러.
시즌1에 이어 두번째 시즌2의 신작중 이번에 읽게된 이지은작가의 [비행엄마]는 케이스릴러 작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두아이의 엄마이자 딸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비행엄마]라는 제목에
유난히 관심을 갖게 된 소설. 출판사 홍보를 통해 딸과 엄마의 불편한 관계를 그린 스릴러소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스릴러소설의 재미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서사에 마음이 동했던 소설이었다.
3개월밖에 살수 없다는 시한부선고를 받고 대학병원 암센터에 입원한 청옥.
그의 딸 영도가 헤어져 산지 20년만에 엄마인 청옥의 연락을 받으며 소설은 시작된다.
남보다 못한 사이로 연락조차 하지않고 숨어살던 영도는 청옥의 전화를 외면하고 싶지만 결국 청옥을 만나러 가고. 그리고 영도의 하나밖에 없는 딸 호연에게 교도소에서 온 의문의 편지.
자신이 호연의 친모라며 준미라는 여인이 보내온 편지를 읽고 주인집 젊은 부부의 살인범으로 수감중인 준미를 만나러 호연은 교도소로 향한다. 단순한 호기심에 교도소로 향했던 호연은 준미의 수수께끼같은 말을 듣게되고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딸 호연이 사라지자 딸을 찾아 다니던 영도는 20년전 묻어 두었던 잊을 수 없었던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마주하게 된다.
소설을 읽으며 주목되었던건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주인공인 엄마와 딸, 그리고 범행을 도우는 조력자들 역시 모두 여성이라는 것.
숨가쁘게 전개되는 살인사건에 빠져 읽다보면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문득 슬프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딸을 잃은 아픈 모성애가 불러온 살인, 유린당한 약자가 불러온 피비린내 나는 복수, 죽은 언니의 모습을 강요당했던 동생의 삶, 오해로 인한 얽히고 설킨 여성들의 한에 서린 질주가 비극으로 치달아 스스로의 삶을 파멸시킨 이야기.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고 잔인했던 삶의 행보를 달리해왔더라면 나쁜엄마가 되길 선택했던 여인들의 삶은 달라졌을까?
스릴러라는 장르소설이 주는 긴장감,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로 가독성까지 좋았던 소설이지만 무엇보다 엄마와 딸이라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만들어주는 충분한 공감이 소설의 재미를 한층 더해주었던 [비행엄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