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8일 폴 코트라이트는 나주의 한센병 환자 정착촌인 호혜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평화 봉사 단원이다.
그가 낯선 나라에서 목격한 참혹하면서도 공포스러웠던 상황들을 기록한 책인 [5.18 푸른눈의 증인]. 고립된 도시 광주에서 벌어진 상황들을 외국인의 시선으로 담아낸 책속엔 생각보다 많은 아픔이 담겨있다.
시위를 하던 학생들이 무장한 군인에게 무자비하게 진압당하고 시위에 가담하지 않았던 할머니와 어린아이, 길을 걸어가던 시민들까지 쏟아진 총알에 목숨을 잃고, 현지 나라의 정치상황에 절대 개입하지 말라는 평화봉사단의 지침을 어기면서 독일에서 온 기자들의 인터뷰를 위해
통역을 하게 된다. 그리고 폐쇄되어 고립된 광주를 목숨걸고 빠져나오는 폴 코트라이트는 대사관을 통해 자신의 나라인 미국과 다른 나라에 광주의 상황을 알리고자 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5.18 푸른 눈의 증인]을 통해 그날의 광주를 생생하게 묘사하며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기록했다.
한국의 민주주의 꽃이라 할수 있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올해로 40주년이 되었다.
군사독재에 맞선 많은 사람들의 피로 얼룩진 그날이 지금으로선 민주화의 초석이 되었겠지만 우리에겐 기억해야할 아픈 역사로 남아있다.
다양한 형태의 집회와 시위로 민주화운동을 하던 광주에 비상 계엄령이 내려져 전쟁터로 변해갔던 그때 서울에 살던 나는 열살의 나이로 어른들의 입과 저녁뉴스를 통해 전해들었었다.
당시 북한에서 넘어온 빨갱이가 광주사람들을 선동해 폭동을 일으킨다는 뉴스로 인해 걱정스러워 하던 어른들.
그뒤로도 나는 광주사태라는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건으로 부정적 인식을 가지며 자랐던 것 같다.
하지만 폴 코트라이트의 회고록 [5.18 푸른 눈의 증인]처럼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던 그날의 진실들을 접하면서 조금씩 알게되는 우리의 아픈 역사들. 책을 읽으며 그날의 만행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꼭 처벌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면서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