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보슈 시리즈와 미키 할러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미국 범죄 스릴러 작가인 마이클 코넬리. 미키 할러 시리즈 다섯번째 이야기인 [배심원단]은 매춘부 살해 혐의를 받게된 디지털 포주의 의뢰로 변호를 하게된 미키 할러의 이야기다. 전작들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소설은 무리없이 읽을수 있도록 미키 할러의 과거의 이야기가 충분히 담겨있다. 거기다 전작과 이어지지 않는 별개의 사건들이 전개되니 혹시나 나처럼 시리즈를 한권도 읽어보지 못한 독자들이라도 그닥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변호사인 미키할러는 검찰청장 선거에서 떨어지는 최악의 일을 겪은데다 자신이 변호해 석방된 의뢰인이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겹쳐져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거기다 음주운전 피해자가 딸아이와 같은반 친구인 덕분에 이혼과 더불어 딸인 헤일리와도 멀이지게 된 상황. 그러던 어느날 매춘부를 살해한 죄목으로 기소된 디지털 포주 라코세의 의뢰를 받게 되는 미키 할러는 의뢰인으로 부터 자신을 소개해준 사람이 바로 죽은 매춘부라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는다.
사무실이 없어 링컨차에 앉아 일을 처리하는 변호사 미키 할러는 읽을수록 매력이 참 많은 남자다. 수임료가 많은 범죄사건을 선호하는 느물느물 속물 변호사이며, 자신의 의뢰인이나 사건의 중요인물들과 사랑에 빠지고 자신이 변호한 죄없는 의뢰인이 감옥에 갈까 최선을 다하는 인간적인 면까지 전형적인 미국 법정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볼수있는 인기 캐릭터와 닮아있다. 능력있는 근육형 조사관 시스코, 두번째 전처이자 시스코의 아내인 사무장 로나, 형사소송을 선호하는 신입 변호사 제니퍼, 링컨차를 운전하며 늘 함께 움직이는 얼 브릭스. 미키 할러를 도우는 사람들과 요양원에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 아버지의 동업자이자 전직 변호사인 리걸까지 사건을 해결해가는 완벽한 팀웍들. 그에 반해 소설속 악당캐릭터가 많이 악당스럽지 않고 활동도 많은 분량이 없었다는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소설 제목을 보고 배심원단이 이야기의 중심 소재나 배경이 되어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배심원단의 활약이나 역할은 그닥 크진 않지만 소설의 끝부분을 읽을때쯤 제목의 의미를 알수 있게 된다.
[배심원단]의 작가 마이클 코넬리를 좋아 하는 덕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해리보슈나 미키할러 시리즈를 모으고 신간을 나올때마다 구입하는 사람들을 소설을 읽으며 공감할수 있었다. 독자들을 사로잡는 정의를 다루는 법정소설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없는 치밀한 이야기 전개로 중독성있는 마이클 코넬리의 [배심원단]. 해리보슈 시리즈도 너무 궁금해진다.
누구에게나 배심원단이 있다. 마음속에서 함께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얼 브릭스가 내 배심원석에 앉아 있고, 글로리라 데이턴도 그렇다. 케이티와 샌디,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도 보인다. 얼마 안 있으면 리걸 시걸도 합류할 것이다. 내가 사랑했고 내가 상처 준 사람들. 나를 축복하고,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사람들. 내 단죄의 신들. 나는 그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날마다 그들 앞으로 걸어가서 변론을 펼친다. (51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