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학교다닐때 역사시간을 기억해보면 위인들의 이야기나 문화와 경제, 한시대를 아우르는 사건등 그리고 선조들의 삶의 모습들을 주로 공부했던것같다. 그래선지 나는 자연스럽게 역사를 움직이는것이 오직 사람만이 할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은행나무에서 출간된 박승규작가의 [재밌어서 끝까지 읽는 한중일 동물 오디세이]를 만나면서 내가 몰랐던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게됐다.
우선 작가소개를 살펴보니 동물에 대한 관심사가 남달라보인다. 그중 신화나 민담, 설화에 관심이 많은데다 옛문헌에 등장하는 다양한 동물 이야기에 푹빠져있다는걸 책을 읽다보면 종종 느껴지곤했다.
책은 역사 속 동물들의 파란만장한 연대기라는 작가의 서문을 시작으로 1부 [태초에 동물이 있었다], 2부 [한중일 전쟁에 얽혀 든 동물들], 3부 [한중일을 사로잡은 동물의 왕국], 4부 [동물원 밖 동물 이야기]로 나뉜다. 가장 가까이에 위치해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세 나라인 한.중.일의 역사속 동물들은 낯선 존재들이 아니다. 곰과 양, 또 호랑이와 늑대, 낙타와 비둘기, 고양이등등 다양한 동물들이 역사의 일부가 되어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만들어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는 내용들은 신기하기도 하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전쟁의 역사는 과연 인간만의 역사일까? 그렇지 않다. 모든 전쟁에는 인간만큼 중요한 자원이 작용해왔다. 바로 동물의 힘이다. 동물은 때로는 식량으로, 때로는 이동 수단으로, 때로는 무기 발명에 커다란 영감을 줬다. 사실 전쟁에 동물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 아주 오래전부터 말과 소, 낙타 등은 군수 물자 수송에 활용됐다. 고도로 과학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도 수많은 동물이 여전히 전쟁에 쓰이고 있다. 첨단화.기계화가 이뤄진 지금도 경비와 감시, 탐지 임무에 군견들이 투입된다. 더 놀라운 사실은 때로는 동물들이 사람에 의해 '살상 무기'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144p)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건 기린의 이야기다. 한중일 동양 문화권에서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 환상속 동물로 여겼던 기린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보아왔던 기린의 모습이 아니고 성인의 출현을 예견하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겼다는 내용 또한 흥미로웠다. 그밖에 광해군을 폐위시킨 일등공신인 호랑이 이야기와 임진왜란때 적진을 종횡무진 돌파한 300마리의 원숭이 부대, 참새 소탕 작전의 실패로 인해 권력을 잃은 중국의 마오쩌둥의 이야기등, 책제목처럼 재밌고 흥미로운 동물이야기들이 한가득 담겨있다. 우리가 익히 배우고 들었던 역사뿐만 아니라 모르고 있었던 동물들의 활약상까지 꼭 한번 읽어보라 추천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