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들려주는 나와 나의 가족
jem7402 2025/05/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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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을 산책하는 개
- 유르가 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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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 - 2025-05-10
: 210
리투아니아에서 2023년 최우수 그림책으로 선정된 책이다. '달'이라는 이름을 가진 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주 매력적이고 시적이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분할 그림과 절제된 색감도 이책과 잘 어울린다.
개가 회자가 되어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며 한 가족이 되는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밤이 내려앉은 시간 잠에 빠져 있는 인간을 깨워 밤 산책을 떠난다. 밤하늘에 떠있는 달에게 자신도 '달'이라고 말하고 검은 고양이에게 고요한 밤 빛나는 달처럼 자신이 밤이 되어야 밖에 나오고 털이 은빛으로 빛난다고 말한다. 한밤에 춤추는 생쥐도 만나고, 하늘에 설탕 알갱이같은 별들을 보며 산책을 한다.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아픈 기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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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면서 많은 걸 겪었어.
따뜻한 거, 차가운 거, 검은 거, 하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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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원래 하얀 개였고 자신이 살던 나무집이 하얀 대낮에 불이 나 다쳤던 사고의 아픔을 말한다. 온몸이 축축한 채로 재로 뒤덮여있던 자신을 울타리 옆에서 찾아낸 인간. 자신과 지금 살고 있는 내 인간을 만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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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주 이렇게 말해.
난 아무것도 필요 없어.
너 하나만 있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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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비가 오는 날 노래소리와 함께 솔란쟈라는 이름의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날이 밝아오도록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솔란쟈는 속삭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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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새로운 시작이란다.
매일매일 새로운 삶이 시작돼.
짖지 마라, 우리 아기. 짖지 마.
잘 자라. 자려무나. 아름다운 꿈을 꾸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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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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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집에는 내 인간, 솔란쟈, 조그만 덩어리가 함께 산다.
마치 하나의 커다란 가족처럼.
다시 밤이 되면 우리는 산책을 할 거야.
밤에 산책하는 개가 겪은 이야기는 달콤하고, 환상적이고,슬프고, 신비하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감정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밤이 주는 고요함과 밤하늘 별빛이 보여주는 풍경, 낮에는 느낄 수 없던 또다른 역동성, 도시의 냄새가 사진 속에 담긴 추억처럼 흐른다.
아픈 과거의 트라우마를 겪은 개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되어 밤산책을 나가는 평화로운 시간이 따뜻하게 그려진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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