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스트, 그 삶의 진수
제제 2004/01/2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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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길면 게으르다, 허리가 길면 게으르다는 일반적인 통념들.... 확실히 그렇다. 정말 게으르다. 커피잔을 한바퀴 돌고도 남는 손가락을 가진 나, 나무늘보다.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나 싶으면 나무가 어느새 자라 있어서 죽을 때까지 나무 꼭대기에 오르지 못한다는 나무늘보....
'어느 끝내주는 귀차니스트의 이야기? 어! 그럼 내 얘기잖아.' 하고 집어든 것이 이 책이었다. 크크크, 낄낄낄, 쿠하하 눈물 찔끔 흘리며 금세 한 권을 읽어 버렸다. '오호! 이 방법도 있었네.' '맞아맞아. 그렇지.' 하며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아니,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이건 좀 심하잖아.' 하는 과장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든 거짓이든 어떠랴, 기발하고 재밌는 걸!
만일 당신이 꽤 부지런한 사람이여서 계획대로 생활하다 때론 너무 많은 해야할 일들로
가슴 답답하다면, 가볍게 사는 호어스트의 이야기를 읽어 보길! 까짓거 눈 한번 질끔 감아버리면 그만인 일을 필요 이상으로 안달하고,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는 것은 아니냐고 호어스트는 물을 것이다.
만일 또 당신이 무척이나 게으른 사람이여서 나무늘보나 게으름뱅이라 불리고 이렇게 살면 안 되는데 나름대로 스트레스 받는다면, 게으름의 지존 호어스트의 이야기를 읽어 보길! '여보게, 고민할 것 없네. 나에 비하면 자네는 새발의 피도 안되네. 나처럼 되려고
한참이나 더 정진한 다음 그런 고민해도 늦지 않을 것이네.' 하며 위안을 줄 것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모든 일들을 한꺼번에 해치울 묘수를 알게 됐다거나, 혹은 할 일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평안해지는 경지에 오르게 된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가벼워졌다. 복잡하게 꼬여있던 머리가 단순해졌다. 자, 가볍게 단순하게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게으르다고 자타가 공인한 내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해 준 이 책을 덮으며....
'호어스트, 내가 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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