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재미있어 골라 든 책이다.
중국과 뻥이라.... 어딘지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확실히 있어 보인다. 무슨 신기한 일이 생기면 그건 중국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던가. 그런데 이 책은 굳이 따지자면 ‘뻥’보다는 ‘이유’쪽에 더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중국 어느 깊은 산의 신선이 살 것 같은 풍광이나 소수 민족의 기이한 풍속들을 글로벌화 하는 현대 중국의 모습과 적당히 버무려 놓은 글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런 나의 예상은 아주 정확하고 완전하게 빗나갔다.
(저자 자신도 인정하는) 중국마니아의 눈을 통해 본 중국의 소소한 얘기들이다. 소소한 얘기라고 해서 또 신변잡기적인 얘기나 가쉽거리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중국에 대해 절대 무공을 가진 저자가 중국의 문학, 철학, 정치, 역사 등을 두루 아우르며 써 내려간 글이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마오쩌둥, 루쉰, 린위탕, 범려, 798, 농민공, 가보옥, 진융 등 내가 조금은 알고 있고 또 너무나 몰랐던 중국의 이야기가 근현대사와 순수 문학, 무협, 경제 등 여러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펼쳐진다. (이것들 중 다른 사람들은 몇 개나 알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나만 이렇게 무식한 것이었나.....)
저자는 참으로 덤덤한 문체로 물 흐르듯 써 내려간 글이건만 읽는 나는 왜 이리 숨가쁜지 모르겠다. 사실 아큐정전 한 번 안 읽어본 나로서는, 한 문장에도 여러 개 인용되는 중국 고전들 탓에 단지 글자만 읽고 만 꼴이다.
중국에 관심을 가져왔거나 어느 정도 중국에 대한 지식이 있는 독자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얘야, 인터넷 서점은 넓고 읽을 것은 많단다. 부지런히 읽고 공부좀 하렴.
‘까만 것은 글씨요, 흰 것은 종이라’ 하는 까막눈은 면했건만 도대체 언제쯤 고수들의 글을 읽고 일필휘지로 논하는 경지에 이르게 될지 갈 길이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