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푸른 벽을 세우다>를 읽고
틈이라는 우주
어둔 우주 안에는
씨앗이라는 환한 우주가 있으니(광원암 도라지부처꽃 중에서)
'광원암 도라지부처꽃'에 보이는 시인의 세계는 더 넓어졌고 깊어져서 그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이란 만만치 않다. 관념인가 하면 실체이고 실체인가 하면 불교적 세계로 승화되는 이 詩를 읽으면 가슴 한 쪽에서 불꽃 하나가 조용히 피어오른다. 그 따스함이 빛과 함께 눈이 환해진다. 이것은 석연경 시인이 가진 사유의 깊이가 높은 경지에 오른 방증이 아닐까. 일독을 권해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