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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화자는 새아빠의 폭력에 집을 나와 거리에서의 삶을 시작한 소년 '링크' 와 거리의 부랑자들을 죽이고 다니는 전직군인 '쉘터'. 이렇게 두 사람이다. 1장씩, 1장씩 서로의 입장을 번갈아가며 들려주는데, 이야기를 들을수록 쉘터의 살인동기가 어처구니없이 없어 화가난다.
서로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이가 아니기에 아무리 모른다지만 어쩜 그렇게 자기 입장에서만 맘대로 생각하고, 단지 미관상 더럽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괴할까. 그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고, 그들이 없어짐으로 맘 아파하는 가족, 친구가 있는데 말이다.
물론 일부 노숙자들은 노력없이 대가만 바라기도 한다. 또 이 책의 언론이 말하는 것처럼 단순히 위장거지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들 또 어떻단 말인가. 도와주지 않을거면 굳이 입아프게 비방할 필요도 없고, 그저 기부를 하기로 맘먹었다면 이미 줘버린 돈에 대해선 잊어야 하는거 아닌가.
사실 내가 일하는 곳에도 일주일에 한번, 노숙자 분들이 도움을 바라고 오는 날이 있다. 그 중 대다수는 어쩌면 일을 할 수 있는데도 일을 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도 가끔 눈쌀을 찌푸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들에게도 나름 사정이 있으리란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또 하나 화가나는건 '언론의 왜곡' 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은 책 3권에 모두 언론의 왜곡이 조금씩 나온다. 바로 <잠깐만, 오드리>, <플레이어>, <표류> 다. 글쎄.. 평소에도 사실 인터넷 뉴스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뉴스 제목에 많이 속기도 하고, 거짓 뉴스도 많이 봐서 언론에 좀 실망하긴 했지만, 자칫 정말이지 언론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 더 늘어갈까봐 좀 걱정되기도 한다. 출세나 돈을 위해서보다 정말 진실과 정의를 위해 일하는 기자분들도 많을텐데... 아무튼 이 책에도 거지의 부랑자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언론이 나온다. 정말 한순간에 어떤 집단이나 개인을 매장시키기가 이렇게나 쉽다.
신문에서 하는 말이, 우리 같은 애들이 집이 없는 게 아니라는 거야. 온종일 사람들을 속여서 구걸한 돈이 사오십 파운드나 되는데, 밤이면 엄마가 기다리는 집으로 가서 그 돈을 죄다 술 퍼먹고 마약하는 데 쓴다는 거지. - p.57
아.. 마지막에 링크의 분노가 너무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정말이지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바로 지금 뭔가 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없는건지.. 무거운 주제를 그래도 비교적 가볍고 적당한 유머와 함께 빠르게 전개하고 있어 읽기도 비교적 쉽고 웃기도 했지만 다 읽고나면 그만큼 화도 많이 나고 맘이 왠지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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