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이어트인가? 읽기 시작하면서 든 생각이다. 병원을 갈 때마다 살이 찌면 위험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몸무게가 늘기 전에 운동을 해야 한다고. 운동이 힘들면 먹는 것을 조절해야 한다고.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은 사실인 듯 하다. 그래서 나온 식이요법 중의 하나가 '저탄고지'다.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밥이나 빵, 면이 죄다 탄수화물인데? 게다가 달디 단 디저트를 꼭 먹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서 탄수화물을 적게 먹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탄수화물은 당질과 식이 섬유로 이루어져 있다고. 식이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그것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 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탄수화물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고, 살도 찌지 않고, 건강을 챙기면서 탄수화물을 먹을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진 않을 것이다. 책에 나와 있는 건강한 식습관은 이렇다. 첫째, 탄수화물보다 지방이나 단백질을 더 많이 먹는다. 이를테면 밥을 줄이는 대신 고기나 생선, 달걀 등으로 단백질을 채우고 버터나 오일로 지방을 늘리면 같은 식사량이라 해도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밥이나 빵을 무조건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양을 줄이라는 말이다. 둘째, 같은 양의 식사라 할지라도 조금씩 나누어서 여러 번 먹는다. 하루에 4번이나 5번으로 먹는 회수를 늘이고 식사 후에는 15분 정도 산책만 해도 살이 찌지 않는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소소한 상식도 알게 되었다. 글루텐 프리가 뭔지 몰라 궁금했는데 쌀을 잘 먹지 않는 서양인들이 빵이나 튀김옷 등에 함유된 밀가루를 피하기 위해 만든 식사법이 글루텐 프리라고 한다. '글루텐 블내증'이라고 불리는 알레르기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한다. 무조건 따라하는 게 옳지는 않다는 말일 터다. 3대 영양소인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하여 5대 영양소를 챙기라는 말도 보인다. 미네랄이라 함은 아연, 철, 칼슘, 칼륨, 인을 말하는데 그것들은 우리가 건강 식품으로 생각하는 굴이나 우유, 뿌리채소, 생선, 콩, 해조류,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아침 과일은 좋지 않다, '무설탕'이나 '논슈거'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자, 당뇨병은 뚱뚱한 사람만 걸리는 게 아니다 와 같이 주의할 점도 짚어주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책대로 따라 하지는 못할 것 같다. 몸에 좋다는 뿌리채소를 이용한 샐러드나 조림도 주의해야 하고, 옥수수를 주원료로 한 식품이나 쌀국수도 주의해야 하고, 콩으로 만든 반찬도 적당히 먹는 게 좋고.... 하~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적당하게' 라는 것인데, 그냥 먹고 싶은 것 조금씩 즐겁게 먹는 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일 것 같아 하는 소리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