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느낌이 좀 이채롭다. 등장인물들도 특이하지만 그들의 사랑법 역시 특이하다.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사람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한번 보라는 듯 거침없이 써내려간다. 이것이 일반적인 사랑의 속성일까? 솔직하게 말한다면 몰입도가 좋은 책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혀지는 속도감은 있다. 그것처럼 소설속의 세월도 빠르게 바뀌는 까닭이다. 다시 말하자면 군더더기가 없다는 말도 될 터다. 쓸쓸하고 적막한 마을에 카페가 하나 있었다. 지금은 이미 폐허가 되었지만. 그 카페의 여주인 어밀리어의 생김새가 독특하다. 키가 180으로 남자못지 않은 골격을 가졌다. 게다가 힘도 세다. 성격은 또 인색하고 야비하다. 오로지 돈을 위해라면 그녀는 무엇이든 만들고 팔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녀를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 것 같다. 마을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그녀에 의해 뚝딱 만들어지기도 하고 아픈 곳을 치료해주기도 한다. 그녀에게 한가지 흠이 있다면 한번 결혼을 했었다는 것인데 그 결혼생활이라는 것이 고작 열흘동안이었다는 것이다. 그녀와 결혼했던 메이시는 성격이 비뚤어진 직조공이었으나 어밀리어를 짝사랑하게 되면서부터 사람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착실한 사람으로 변한 메이시는 어밀리어에게 청혼을 하고 마침내 둘은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메이시는 어밀리어와 단 한번도 잠자리를 하지 못한 채 쫓겨나고 말았다. 그리고 떠도는 말로 들려오던 소식은 그가 예전의 망나니 생활로 돌아갔다가 결국 교도소에 갇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어느날 어밀리어의 카페에 꼽추 한명이 찾아온다. 자신이 어밀리어의 먼 친척이라고 말하며. 라이먼이라 불리우는 그 꼽추는 어찌된 일인지 어밀리어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 그 와중에 메이시가 교도소를 나와 마을로 돌아오게 된다. 어밀리어와 메이시, 그리고 라이먼...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저들의 관계를 삼각관계라고 표현되어졌지만 그리 단순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상한 점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그 어떠한 이유도 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메이시가 왜 어밀리어를 사랑했는지, 그리고 어밀리어는 결혼까지 했으면서도 왜 그에게 곁을 허락하지 않았는지, 게다가 어밀리어가 꼽추인 라이먼을 사랑하게 된 연유까지 그 어떤 것도 작가는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사랑하게 된 사람의 마음만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무슨 까닭일까? 이 글을 쓰면서도 궁금하다. /아이비생각
미국 남부에서 태어나 뇌출혈로 사망할 때까지 온갖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해온 카슨 매컬러스는 이처럼 일반적인지 않은 신체나 독특한 성격을 가진 소외된 이들을 작품의 주요 인물로 무대에 세웠다. 범상치 않은 열망을 가진 이 인물들은 작품 속에서 ‘비정상적인 광기’의 캐릭터로 읽히기보다 우리 자신의 분신처럼 다가온다. 매컬러스는 그들의 사랑을 조금도 ‘이상하지’ 않게 그려내며 인간의 열망과 고독을 이야기한다. ‘아픈 자’가 ‘아픈 자’들의 드라마를 형상화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아픈 자’임을 환기시킨다. (-책의 소개글에서)
그래서 우리들은 대부분 사랑핟기보다는 사랑하기를 원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간단명료하게 말한다면, 사람들은 대부분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마음속으로 힘들고 불편하게 느낀다. 사랑받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두려워하고 증오하게 되는데,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의 연인을 속속들이 파헤쳐 알려고 들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이는 아무리 고통을 수반할지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가능한 한 모든 관계를 맺기를 갈망한다.(-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