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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생각
  • 2030 기후적응 시대가 온다
  • 김기범
  • 15,300원 (10%850)
  • 2024-05-29
  • : 579

종말로 치닫는 인간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라는 부제앞에서 서성인다. 정말로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가 있긴 있을까? 한동안 우리는 2050년을 이야기했다. 어쩌면 그때가 인간의 시간에 한 획을 그을지도 모를 때라고. 그랬는데 예고도 없이 2030년으로 수정되었다. 그렇다면 책의 표지에서도 보이듯이 앞으로 남은 시간은 6년이다. 그 후로도 우리는, 아니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모든 것이 그렇듯이 결정권을 쥔 것은 인간이다. 그러나 인간은 손에 쥔 것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도 기회가 남아 있을거라고 말한다는 건 억지가 아닐까? 그렇게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일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마지막 기회조차도 잡지 못할 건 불보듯 뻔한 일이다. 아니, 어쩌면 이미 늦었을지도...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고 있다느니,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느니, 환경변화에 관한 이야기가 날이면 날마다 매스컴을 탄다. 환경을 지켜야하니 이렇게 합시다, 저렇게 합시다... 국가별로 말은 많지만 누구하나 희생하려고 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환경위기가 아니라 인간위기로 말을 바꿔야 한다는 말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지구가 멸망하는 게 아니라 인류가 사라질 것이라는 저자의 말을 확성기에 대고 말하고 싶어진다. 북극곰이 위험에 처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인간이 위험에 처한 거라는 걸. 이익을 창출해내야만 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벗어나지 않는 한, 모든 것이 돈으로 귀결되는 삶의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아무리 환경에 대한 위기를 말한다해도 인간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나는 비관주의자도 아니고 염세주의자도 아니다. 그저 우리 삶의 형식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을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혹시나 했던 의문에 대한 답을 보았다. 그만 무너져내렸다. 한국이 기후빌런이라는 말앞에서. 면적이나 인구 대비로 볼 때 대한민국이 기후온난화에 앞장서고 있는 국가라는 현실이 참 서글펐다.

'생태계 학살'에 가까운 개발의 연속(-80쪽) 이라는 말이 무섭다. 사라져가는 동식물의 종류가 너무나도 많다. 이쯤에서 지구촌의 저출산 문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인간도 자연에 속한 동물인지라 환경변화에 대처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이 상황에서 새끼를 낳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저출산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라고 최재천 교수도 말했었다. 과학자들은 합성섬유로 만든 옷을 세탁할 때마다,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할 때마다, 비닐을 뜯을 때마다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이 미세플라스틱의 다량 배출을 야기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쓰는 이상, 자연을 미세플라스틱으로 오염시키는 일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131쪽) 미세플라스틱을 물고기가 먹고 그 생선을 우리가 먹는다는 말은 아주 단순한 일차원적인 이야기였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아이러니 한 것은 그렇게 말하는 과학자들은 또다시 새로운 미세플라스틱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를 한다는 점이다. 이제는 멈춰야 할 때라는 말의 울림이 얼마나 더 커져야 할까? 책을 펼치고 목차를 읽은 다음 뒤에서부터 읽기 시작했었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말에 기대를 하면서. 책을 덮으며 작은 희망조차도 갖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진다고해도 어쩌면 인간은 살아남을 것이다. 환경에 적응한 또다른 학명의 인류가 되겠지만 말이다. '자기앞의 생'을 걱정하기도 바쁜데 '후손의 삶'까지 생각하는 현대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 "생명과 자연앞에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저자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감소, 그리고 이에 대한 인류의 대응을 취재하면서 앞으로 닥쳐올 6~10년의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느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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