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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에서 진리를 찾는 학문, 인류학
  •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 최종규 글
  • 9,900원 (10%550)
  • 2017-09-11
  • : 326

꽤 새로운 눈으로 한글을 보게 해 준 책. 특히 남, 북녘의 대표 국어사전들에 있는 '돌림풀이', '겹말풀이'를 바로잡아준다. 다만 몇 가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첫째, '글쓴이가 손질한 새 말풀이'에 새로 제시한 단어 해석들이 내가 보통 가졌던 단어의 뜻과는 좀 다른 데가 여러 개 있었다. 예를 들어, '흠모'를 '섬기다, 모시다'로 푸는데(54쪽), 내 생각엔 흠모는 감정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단어이고 섬기다, 모시다는 행위, 동작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여 잘못인 것 같다. 둘째, 이해가 잘 안 되는 뜻풀이. 예를 들어, '모양'의 여덟 번 째 뜻을 ''그것처럼'을 뜻하는 말'로 해 놓았다. 대명사 속에 대명사를 가리키는 대명사가 들어있는 꼴로, 복잡해서 쉬이 이해되지 않고 헷갈린다. 셋째, 빈정거리거나 비꼬는 투의 글쓰기가 간혹 책읽기를 불편하게 한다. 예를 들어 55쪽에는, "사전에는 ... 으로 적습니다. 그리고 ... 으로 풀이합니다.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 로 풀이해야 올바르지 않을까요? ... 주어야지 싶습니다." 틀린 것을 틀리다고 정확하고 바르게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고 에둘러 지적하는 것은 그런 감정 상태를 독자에게 주입시키면서 동시에 그렇게 만든 상대를 저자와 독자가 한 편이 되어 비판하는 듯한 집단주의적 사고를 불러일으킨다. 그럴 필요 없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저자는 그저 자신이 잘못이라 판단하는 것을 왜 잘못인지 뚜렷히 밝혀 놓으면 괜한 감정이 비판의 대상에 개입될 우려가 없다. 결국 이럴 때 비판은 비난이 되는 것. 존대말을 쓴다고 이런 게 해소되지는 않는다. 넷째, 근본적인 질문. 돌림풀이와 겹말풀이가 근본적으로 잘못일까? 다른 말로 풀었으면 그 말 역시 언젠가는 또 다른 말을 가져와 풀어주어야 할 것 아닌가. 언어는 언어로 풀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결국에는 독자가 함께 가진 무언의 시대적 상식에 호소하는 것. 너무 순수주의를 고집하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언어란 결국 사람들이 써야 살아있는 것이니, 순우리말을 쓰자는 뜻에야 백번 공감하지만 이런 사전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 것이다. 국어학자는 쓰이는 말에 더욱 겸손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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