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너무나 쉽고 명료하게 쓰여진 칼날같은 이 책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은 제목에 확 끌려 구입한 책입니다. 그리고 책에 해답이 있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철학책이 아닙니다. '철학책이 아니다'란 말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 추구해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책이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경제 성장이란 슬로건 아래 간과되고 있는 사실들입니다.
즉, "부자가 안되면 우리는 불행할까?" 란 개인의 성찰에 관한 관점이 아니라 "과연 왜 인류는 경제 성장을 추구할까"에 대한 고찰이 들어있는 것이지요. 저 질문에 대해 대답해볼까요 ? 왜 인류는 그토록이나 경제 성장을 추구할까요 ?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라고 말할 것입니다. 경제 성장은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하기 문이지요.
그러나 정말 사실일까요 ? 우리나라에서 자주 논쟁의 주제로 등장하는 것 중의 하나가 "분배냐 성장이냐" 입니다. 특히 일명 참여정부 출범 이후 이 주제는 참으로 많이 공론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성장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만큼 먹고 살게 해준 것이 어디냐며 독재자에 대한 향수는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여전합니다. 이토록 경제 성장이란 단어가 모든 다른 가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 이데올로기는 보통 "국익"과 일맥 상통합니다.
우리나라 헌법의 제 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입니다. 그러나 경제 성장의 논리(또는 국익이라는 미명) 아래 수많은 인권이 짓밟히고 소수의 권리가 빼앗겼습니다. 이쯤되면 헌법의 1조 1항을 '대한민국은 경제 성장을 추구한다'라고 바꿔도 될 법합니다. 그런데도 모두들 종교적 신념처럼 경제 성장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조그만 파이를 지금 나누지 말고 더 키워서 나눠먹자고 합니다. 누군가는 그 조그만 파이를 먹지 못해 굶어죽지만, 누군가는 굶어죽은 이의 파이까지 탐욕스럽게 노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의 덕목은 한 개인 또는 한 특정 국가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류는 지구의 자원을 갉아먹으면서 성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가지지 못한 자, 가지지 못한 나라는 결코 빈곤과 불행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답이 전혀 없어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그리고 감격스럽게도! 저자는 경제 성장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우리가, 우리가 속한 사회가, 인류가 그 대안을 추구할 수 있을지는 사실 의심스럽습니다. 새로운 가치와 시스템을 추구하기 위해선 현실이 너무 위태위태합니다. 집값이 떨어져버린다면, 직장을 잃는다면, 연봉이 삭감된다면... 전 당장 괴로워질테니까요. 대승적으로 생각하기엔 너무 소심하고 나약한 것이 저입니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경제 성장 이데올로기의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사회적인 안전망이 없는 사회에서는 이러한 공포가 노동력을 지배하기 때문이지요. 전 벗어나기 힘들어 보입니다 -_-;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바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더 많은 내용은 손바닥만큼 작은 이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강력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요약이 필요없을만큼 조그만 책이니까요. 저자가 제안한 대안도 책에서 꼭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