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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닝닝의 단순 리뷰
무슨 마력 ???
게으른닝닝  2005/07/20 09:22
아주 조그만 소책자인데 가격이 만원이 넘는다.
(벌써 책 리뷰하면서 가격 얘기하면, 뭔가 마음에 안든다는 뜻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매우 재수없는 책이다.

어떠한 사항에 대해 비판 또는 비평하는 것은 충분히 용기있는 일이고, 또한 자극적이고 발전적인 일이다. 그러나, 사람의 기호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그 아무리 철학적, 형이상학적 수사로 현란하게 잘난 척해도 치졸할 뿐이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자신의 에스프레소 취향을 만족시켜줄 만한 카페가 이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음을 통탄한다. 얼토당토않는 에스프레소를 내려놓고는 이 에스프레소야 말로 모든 명사들이 찾아와서 먹는 훌륭한 것이라고 자랑하는 카페주인을 뒤돌아서서 비웃는다.

저자가 볼 때에 그 카페 주인은 에스프레소의 e자도 모르면서 감히 에스프레소 매니아이자, 에스프레소의 철학을 이해하는 자기 앞에서 주름을 잡는 죄를 저지른 것이다.

또한 에스프레소라는 가치있는 것을 두고, 싸구려 커피를 마셔대는 몰지각한 사람들의 경박한 취향에 매우 통탄스러워 한다. 그 대목을 잠시 볼까 ? (책에 있는 이 대목은 아래 님 리뷰에서 그대로 복사해왔습니다. 저와 똑같은 부분을 인용하셨기에...)

".... 그 두렵고 아쉽기 짝이 없는 한두 번 만의 키스, 애정에 굶주린 당신에게는 너무나 감질날 것 같고, ........그래서 당신은 키큰 우윳빛 잔에 따뜻한 담자색으로 물결치는 창녀처럼 쉬운 아메리칸 커피에 지폐를 올리고 싸구려 키스를 수없이 해대다가 카페의 문을 나서곤 했다. 때때로 지폐 한장을 더 얹으면 벌겋게 화장을 한 헤즐넛 커피의 진한 분냄새도 살수 있다........."

드립식 아메리카노가 우아한 것인양 먹는 사람들, 게다가 헤이즐넛 향커피라니! 저자는 한껏 고상하여 이같은 사람들에 대해 현란한 수사로 조소를 날려준다.

또한 사상의 깊이는 1cm도 없어 보이는 여자가 어쩌다 한번 맛본 프랑스 요리와 와인, 그리소 진한 에스프레소를 그리워하는 것에 대한 묘사에서는 철저히 그녀는 그러한 것을 음미할 가치가 없다고 정의한다. 그녀같은 수준에서는 그저 헤즐넛 커피나 마셔야 할 듯한데 감히 에스프레소를 그리워 하다니.

에스프레소를 즐기려면 적어도 자신처럼 철학박사학위를 지녀주셔야 할 것인가 ?

다른 사람의 취향을 비웃기보다는 먼저 자신의 지식에 걸맞는 겸양을 지닌 후에 책을 쓸지어다. 현란한 사진과 현학적인 수사, 빳빳한 종이로 자신의 취향을 돈내고 사보라고 광고하기 이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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