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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장 지글러
- 8,820원 (10%↓
490) - 2007-03-12
: 41,005
1999년도에 출간된 이 책은 2007년도에야 우리나라에서 소개되었다. 나는 이제서야 읽었으니 책이 출간된 지 10년이 훌쩍 넘은 즈음이다. 불행히도, 그 10년이 지나도록 책 속에서 등장하는 기아와 부조리한 사회 구조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빠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미덕은 아버지와 아들간의 대화로 구성되어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 분야의 책답지 않게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와 우리나라 언론에 보도되지 않거나, 보도되더라도 아주 단편적인 사실만 알게되는 저 먼 나라의 이야기들을 알게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기능은 훌륭하다.
물론 제 3세계를 극한 고통에 몰아넣고 있는 원인의 배후를 알게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읽는 내내 속이 터질 듯한 답답함과 울분, 그 후에는 '뭐, 내가 어쩌겠어'라는 패배주의적 생각이 들기까지 하는 것이다. 책은 쉽지만, 진실은 불편하고 상황은 어렵다.
가장 안타까운건, 자급자족이 충분히 가능한 나라에서도 식민지 지배의 영향과 신자유주의와 다국적 기업의 이익 등 떄문에 여전히 기아에 시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비옥한 농토와 부지런한 국민들이 있는 세네갈에서는 식민지 시절 프랑스에서 필요한 땅콩만을 재배해야만 했고, 지금도 수출용 단일 작물로 땅콩이 대부분의 농산물을 차지하고 있다. 단일국가를 대상으로 한 단일 작물 수출은 가격에 대한 결정권이 전혀없는, 리스크가 아주 큰 산업이 된다.
결국 가난한 나라가 더욱 가난해지고, 국민의 대다수가 기아로 고통받는 이유는, 그 나라의 가뭄과 내전과 정부의 부패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 대부분의 책임은 제국주의 식민지 시절로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할 뿐더러, 신자유주의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에 있는 것이다. 또한 그 내부적 요인이라고 지목받는 요인 또한 이 구조적인 문제에서부터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문제이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원인이 되는 국가의 국민도 아니고 기아를 겪은 국민도 아니니, 담너머 불구경하듯 구경만 하면 될까? 아니면 예전과 마찬가지로 후원금 내면서 안타까워만 하면 될까?
문제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고통과는 상관없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대규모의 기아로 굶어죽는 사람은 없을 지언정, 극심한 빈부격차와 사회안전망의 붕괴는 어느 때고 간에 순식간에 우리를 나락으로 빠트릴 지 모른다. 가속화되는 신자유주의와 그 미명하에 벌어지는 온갖 분야의 경쟁은 더 이상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경쟁력 강화라는 이름 하에 학생도, 공공부문도, 학문, 언론마저도 자본에 대한 생산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도심 한복판에서 자신의 재산권을 외치던 사람들이 공권력에 의해 불에 타 죽는 나라가 저 아프리카 어디나 남미 어디나와 다르다고 할 수 있을런지.
지금 이 순간, 남의 나라 불구경하듯 볼 것이 아니라 정말이지, 우리에게 닥쳐오고 있는 현실을 똑바로 바라봐야 할 것 같다, 휴.
p.s. 놀라운 것은, 신자유주의의 거대 자본과 권력, 이 모두가 결탁한 복잡하고 해결불가능해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는 것과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영웅과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부르기나파소의 상카라와 칠레의 아옌데가 그러하다. 물론 그 둘 모두 반대 세력에 의해 살해당한다. 그 반대 세력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었고. 특히 아옌데의 죽음과 관련된 스위스의 네슬레 사와 관련된 추악한 진실은 자본과 다국적 기업의 탐욕을 끔찍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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