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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ha Green’s Bookshelf
  • 조선자본주의공화국
  • 다니엘 튜더.제임스 피어슨
  • 15,300원 (10%850)
  • 2017-08-18
  • : 745
“우리의 취약점 중 하나가 현실주의다. 정치에서 그렇고 국제 장치에서 그렇고 남북관계에서 특히 그렇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봐오던 대로만 봐오던 것을 이제 한 번쯤 탈피해보면 어떨까. 이 책은 상투적인 북핵 보도의 운무에 가려져 온 북한 사회의 실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입문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역자의 말 중에서.


원래 북한에 관심이 많았었던지라 북한에 관련된 책을 한 권쯤은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고 못 읽다가 남북정상회담 성공적 개최를 기념하여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구 동독 지역의 몇 개 도시, 부다페스트, 부쿠레슈티, 사라예보, 모스크바와 같은 구 공산권 국가들의 주요 도시를 여행해 본 적이 있다. 사회주의가 몰락한 지 이십 년이 넘었지만 이런 도시들은 공산권 특유의 체제를 과시하는 외관이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가볼만한 가치가 있다.
자본주의 체제의 대도시라면 있는 땅뙈기를 악착같이 집약적으로 활용하여 고층빌딩이 즐비하기 마련인데, 이와 달리 대규모 열병식 장소가 아니었을까 싶은 드넓은 광장, 이를 에워싼 웅장한 너비에 펼쳐진 주요 부서 건물들과 같은 생경한 풍경들이 전혀 다른 체제를 품었던 과거를 암시하는 듯 보여 매력적이다.
현재 대한민국 국적을 지녀 국가보안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절대 불가능한 북한 여행을 언젠가는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통일을 바라왔었다. 가끔 인스타에 북한 여행을 한 외국인들이 올리는 사진으로만 만족할 뿐이지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고 세계 어느 곳이건 인간은 고유의 독특한 문화를 지니며 감정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쉽게 간과한다. 북한도 사람 사는 곳이다. 억압적인 체제 하에서 경직되어 있긴 하지만 희로애락을 즐기며, 식욕과 수면욕 같은 본능 외에도 최신 유행을 따르고 싶은 욕망, 여가를 누리고 문화적 컨텐츠를 소비하고 싶은 욕망 등 인간으로서 엄연한 욕망을 지니고 있다. (서술하기 민망할 정도로 당연한 이야기임에도, 밝게 웃거나 자연스러운 북한 주민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저거 다 체제 과시용으로 잘 사는 척 연기하는 거라고, 대부분 못살고 굶어 죽고 김씨 부자에게 세뇌된 기계같은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니 정말 복장이 터지지 않을 수가. 65년 간의 분단과 세뇌된 대북관이 사람의 이성적 사고를 이렇게 마비시키는구나 싶어 한숨만 나온다)


영국인이지만 한국 특파원으로 오래 거주하고 날카로운 눈으로 한국 사회를 분석해와서 유명한 마이클 튜더와 제임스 피어슨이 이번엔 북한 사회를 객관적으로 두루 분석했다. 북한의 경제, 정치 체제, 정치범 수용소, 패션, 대중 문화, IT 산업 및 디지털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 등 여러 분야를 한 권에서 다뤄서 어쩔 수 없이 조금은 얕지만, 핵심적인 내용들을 잘 짚어주어 개괄적으로 북한 사회에 대해 알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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