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해부>는 장점이 곧 단점인 책이다. 공저자들 책이 그렇듯, 넓지만 얇다는 것.
짧은 글의 형식 탓이지 그들 능력에서 생긴 허점은 아니다. 석학들의 최신 생각을 모아 놓았으니, 이 분야를 계속 공부할 의향이 있다면 길잡이가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그 외 몇 가지 생각들.
1. 대니얼 길버트를 알게 됐다. 그가 쓴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를 읽게 된 것이 첫 번째 소득이다.
2. 라마찬드란의 글은 지루했고, 나의 뇌과학 독서 목록에서 그의 책은 한 계단 더 밀려났다.
3. 5장 청소년기의 뇌발달, 8장 예측에서 승리하는 법, 9장 통찰, 10장 사사분면:통계학의 한계 는 읽지 않는 게 좋다. 5, 8, 9장은 정보도 통찰도 부실했고, 10장은 나심 탈레브의 치밀한 사유를 압축하는 데 실패했다. 그의 단독 저서로 직접 들어가는 게 좋다.
4. 15장 ‘새로운 도덕성과 과학’은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을 읽었거나 읽을 사람에게는 유용한 보충 자료다. 다양한 비평의 스펙트럼이 나름 볼 만하다.
5. 대니얼 카너먼의 ‘직관적 사고의 경이로움과 결함’은 오역 때문에 <생각에 관한 생각> 개정판을 기다리는 독자에게 잠시 해갈이 될 만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