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40년간 사랑받은 커뮤니케이션 고전, 말하기와 갈등 해결의 실전 매뉴얼. 로버트 볼튼 인간관계 수업 2편 『그 사람은 왜 말을 그렇게밖에 못할까』. 1986년 개정판 출간 이후 40년간 아마존 커뮤니케이션 분야 1위를 지켜온 이 책은, 전 세계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검증된 커뮤니케이션 바이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로버트 볼튼 박사는 인간관계 트레이닝 전문기업 릿지트레이닝(Ridge Training) 창립자이자 전 세계 수만 명에게 듣기·말하기·갈등 해결의 기술을 교육한 대화 전문가입니다. 그의 연구는 실제 직장과 가정,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만 건의 대화 사례를 토대로 한 언어 실험의 결정체입니다.
"효과적인 자기주장의 특징은, 지배하지 않되 확고하다는 것이다." - p49
로버트 볼튼이 말하는 확고함은 상대를 굴복시키는 힘이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의 언어적 표현입니다. 말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나와 상대가 모두 존엄하게 설 수 있는 다리라는 겁니다.
먼저 우리가 얼마나 왜곡된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배우며 살아왔는지를 파헤칩니다. 그는 인간관계의 유형을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복종형, 공격형, 그리고 자기주장형.
복종형은 예스맨입니다. 타인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입니다. 반면 공격형은 반대편 극단에서 목소리를 높여야 이긴다고 믿는 이들입니다. 볼튼은 이 둘을 모두 비효율적 대화자라 부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대화에는 존중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침묵하거나, 연인이 서운한 행동을 해도 "괜찮아"라며 웃어넘기는 사람. 로버트 볼튼은 그들이 관계의 균형추를 스스로 잃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 사람은 왜 말을 그렇게밖에 못할까』에서 알려주는 해법은 단호하지만 예의 있는 자기주장입니다.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되, 나의 감정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입니다.
핵심 도구는 자기주장 메시지입니다. 단순히 "싫다"나 "그건 잘못됐다"가 아니라, 감정. 사실, 영향을 함께 담아내는 구조적 언어입니다.
"당신이 [문제 행동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때, 나는 [내 감정을 표현하게] 돼요. 왜냐하면 [그 행동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회의 도중 내 말을 자주 끊을 때(사실), 나는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껴요(감정). 그래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게 점점 어려워요(영향)."라고 말하는 겁니다.
이 메시지는 비난이 아닌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상대가 자신의 행동을 방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만듭니다. 로버트 볼튼은 자기주장은 방패를 들고 말하는 기술이 아니라, 방패를 내려놓고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합니다.
자기주장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국 분노를 내면화하고 자기존중감을 잃게 된다고 합니다. 결국 자기주장은 존엄을 지키는 언어이며, 타인과 나 모두를 위해 쓰는 도구입니다.
자기주장을 배워도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상대가 논리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밀어붙일 때 우리는 방어적으로 변하고, 결국 싸움으로 번지곤 합니다. 이런 악순환을 밀어붙이기-밀어내기 현상이라 부릅니다.

그는 해결책으로 반사적 듣기(reflective listening)를 제시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1편 『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에서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상대가 던지는 언어의 공격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잠시 멈추어 그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하려는 태도. 이는 즉답보다 맥락을 읽는 지혜입니다.
저자는 수많은 기업 교육 사례를 통해 반사적 듣기를 실천한 사람들의 성과를 입증합니다. 상사의 질책에 "그건 제 실수였습니다"라로 끝내지 않고, "그 일이 중요하셨군요. 제가 그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한 직원이 결국 더 신뢰를 얻더라는 겁니다.
로버트 볼튼은 갈등을 관계의 필수 영양소로 봅니다. 문제는 갈등 자체가 아니라, 감정이 통제되지 않은 갈등입니다. 그는 갈등의 첫 단계로 감정의 해소를 강조합니다. 사람이 감정적으로 흥분하게 되면, 몸은 언쟁을 하기에 최적의 상태가 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아주 취약한 상태가 된다고 말입니다.
감정이 폭발한 상태에서 논리적인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이미 불길이 치솟는 곳에 기름을 붓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갈등 해소법을 단계적으로 소개합니다. 감정을 먼저 다룬 후, 문제의 본질로 넘어가는 절차입니다.
감정 노동이라는 단어가 일상이 된 지금, 로버트 볼튼의 조언은 현실적입니다.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되, 타인을 상처 주지 않는 언어로 감정을 전달하는 것. 더불어 인간관계의 기술이 단순히 스킬이 아닌 태도여야 한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로버트 볼튼이 말하는 대화란, 단순히 말의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존중과 타인존중의 균형을 찾는 훈련입니다. 자기주장과 갈등 관리의 핵심은 존엄을 유지하는 언어의 태도입니다.
우리가 오해 속에서 쌓아온 말의 장벽을 허무는 책입니다. 당신은 지금, 상대를 설득하려고 말하고 있나요, 아니면 이해받고 싶어서 말하고 있나요? 결국 좋은 대화는 관계를 망치지 않고도 나를 표현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