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과거에는 연봉이 직장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높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상 전문가 서울대 신재용 교수는 급여 중심의 보상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직장인 심리를 포착하고자 정서적 연봉이라는 개념을 선보입니다. 국내 최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리뷰 데이터를 토대로 비금전적 보상 요소를 화폐가치로 환산합니다.
『정서적 연봉』에서는 왜 정서적 보상이 중요한지, 어떻게 조직이 그것을 계산하고 제도화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제도가 회사와 조직 문화에 어떤 파장을 남기는가를 탐구합니다. 정서적 연봉이 높은 회사 리스트를 엿볼 수 있는 건 덤입니다.
이제는 사람이 기업을 선택하는 시대입니다. 단순히 연봉만으로는 인재를 붙잡을 수 없습니다. 과거 기업이 신입사원을 장기간 육성했던 방식과 달리, 요즘 인재들은 기업을 성장을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합니다. 필요한 경험과 역량을 쌓으면 더 나은 조건의 회사로 이직합니다. 노동시장의 자연스러운 진화입니다. 그래서 기업은 마음을 채우는 방식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정서적 연봉이란 업무 환경, 인간관계, 성장 기회 같은 비금전적 요소들이 결합된 개념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정서적 연봉 개념을 추상적인 아이디어로 남겨두지 않고, 측정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지표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경영자들이 직원 복지는 중요하지만 측정할 수 없으니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핑계를 더 이상 댈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정서적 연봉』은 블라인드 데이터로 정서적 연봉을 실증적으로 다룹니다. 블라인드의 강점은 익명성입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회사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남깁니다.
저자는 블라인드 지수(블라인드에서의 기업 평판을 수치화한 것)의 상승이 곧 조직의 몰입도와 직무만족도, 이직률 저하와 유의미하게 연결될 것이라고 봅니다. 직원이 회사를 바라보는 진심의 온도가 조직의 생존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인재 유치, 이직률 감소, 생산성 향상,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정서적 연봉에 투자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임을 보여줍니다.
블라인드 데이터를 보면 탈출, 퇴사, 이직 같은 키워드가 빈번하게 등장합니다. 현재 회사에 대한 애착보다는 더 나은 곳에 대한 갈망이 큽니다.
정서적 요인이 이직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줍니다. 상사와의 관계, 동료들과의 협업, 일의 의미, 성장 기회, 일과 삶의 균형 같은 정서적 요인들이 실제로 이직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업들이 재무 지표만큼이나 직원들의 정서적 상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서적 연봉의 수치화와 머무르고 싶은 회사의 조건에 대해 소개합니다. 왜 정서적 연봉을 계산해야 하는가부터 시작하여 계산 기준을 제시하고 실제 기업별 수치 비교까지 소개합니다. 정서적 연봉이 단순히 느낌이 아니라, 측정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변수임을 입증합니다.

2023년 기준 상장회사 중 195개 기업에 대해 이 수치를 계산한 결과, 한솔케미칼이 약 8,200만 원으로 정서적 연봉 1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HD현대인프라코어, 포스코인터내셔널, 삼성E&A, 포스코DX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화폐 연봉과 정서적 연봉을 합친 총연봉 TOP 10 리스트 등도 공개되어 있으니, 금전적 보상과 정서적 보상이 균형을 이룬 회사들은 어디인지 책에서 확인해 보세요.
당신의 회사는 출근하고 싶은 곳인가요? 일과 삶의 균형을 회사가 먼저 생각할 때 머물고 싶은 회사가 됩니다. 『정서적 연봉』은 머물고 싶은 회사의 비밀을 조직 실천적 관점으로 짚어줍니다.
LG에너지솔루션, 엔트러프크, 한국남동발전 등 사례를 언급되며 직원 행복을 위한 공간 혁신이나 사내 제도 개선, 스스로 성장하는 조직 문화 등을 짚어줍니다. 책에서 제시된 수치들은 좋은 회사 지표 수준을 넘어, 조직 운영 전략의 방향성을 바꿀 수 있는 인사이트가 됩니다.
신재용 교수의 『정서적 연봉』은 한국 직장 문화에 대한 진단이자, 미래 조직의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800만 블라인드 직장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과 구체적인 사례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현상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그런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차근차근 짚어줍니다. 정서적 연봉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