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무심코 고른 옷의 색, 끌리는 풍경의 빛깔은 취향을 넘어 내면의 심리 상태를 은밀히 반영하는 언어일지 모릅니다. 『울고 있지만 립스틱은 빨갛게: 12빛깔로 읽는 마음의 지도』의 김옥기 저자는 국내 최초로 컬러 코칭 시스템을 개발한 개척자로서, 30여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색이 마음의 언어이자 변화의 시작임을 강조합니다.
단순히 색채를 분석하는 이론가가 아니라, 실제 삶의 위기 속에서 컬러가 자신을 일으켜 세운 경험을 고백하며 서사를 구축합니다. 자신의 상처와 무너짐을 숨기지 않고, 색을 통해 다시 중심을 찾은 여정을 담담히 풀어낸다는 점이 가슴을 두드립니다.
현재 PIB(퍼스널 이미지 브랜딩) 대표이자 숭실대 경영대학원 겸임 교수, 한국감성색채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인 국내 컬러 1세대 전문가가 들려주는 12가지 컬러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책 속 12가지 컬러는 저자가 직접 개발한 '컬러 인 포스(Color in Phos)'라는 컬러 심리 코칭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합니다. 각 컬러마다 특정한 감정 상태 또는 심리적 이슈, 그 컬러의 장단점, 부족할 때와 과할 때의 증상, 보완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보여줍니다.
무기력할 때는 레드를, 외로울 때는 오렌지를, 우울할 때는 그린을, 분노할 때는 블루를, 불안할 때는 바이올렛을, 자신감이 부족할 때는 터콰이즈를, 사랑이 필요할 때는 핑크를, 지혜가 필요할 때는 골드를, 질투에 시달릴 때는 화이트를, 그리고 성숙한 사랑을 실천하고 싶을 때는 마젠타를.
각 컬러는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특정 챕터부터 읽을 수도 있고, 처음부터 순서대로 따라가며 컬러의 스펙트럼 전체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첫 장에서 다루는 레드는 열정의 색을 넘어, 삶이 무너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저자는 공황 장애를 겪으며 모든 의욕을 잃었던 시절을 고백합니다.
“자신이 선택한 컬러는 자신의 마음입니다.”라며 무기력과 권태를 태워내는 불씨로서 레드를 이야기합니다. 경쟁과 성과 중심의 구조에서 빨간색 립스틱을 바른다는 것은 외부의 시선을 위한 치장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나는 아직 살아 있다'는 자기 확언에 가깝습니다.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컬러 테라피 방식들이 각 컬러 챕터마다 등장합니다. 색의 의미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실생활로 확장되는 컬러 테라피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옐로우는 어둠 속에서도 다시 길을 찾게 해주는 나침반 같은 색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실패는 낙인처럼 작용합니다. 저자는 옐로우를 통해 실패의 경험을 재도전의 발판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햇살이 어둠을 밀어내듯, 옐로우는 우울에 갇힌 사람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건넵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우울과 공황의 순간은 그린과 연결됩니다. 여기서 그린은 자연의 색을 넘어, 삶의 균형과 재정비의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바쁘게 달리기만 하던 삶을 멈추고, 내면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경험은 직장인에게 특히 공감됩니다.
저자는 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풀지 못한 분노와 후회의 감정을 블루로 풀어냅니다. 정치, 세대 갈등, 직장 내 불평등 등은 분노를 촉발합니다. 그러나 블루는 이 감정을 억누르거나 폭발시키는 대신, 정화와 수용을 통한 신뢰 회복을 가능케 합니다. 블루는 분노를 직면하고, 그 속에서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를 의미합니다.

제가 가장 사랑하는 색, 터콰이즈는 자신감 회복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합니다. 저자는 자기 불신의 안갯속에서 자기 신뢰를 회복하는 길을 터콰이즈에서 찾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SNS 좋아요 수, 타인의 인정, 외부의 검증. 터콰이즈는 그런 외부의 잣대를 내려놓고 자기 자신을 믿는 법을 알려줍니다.
화이트는 질투와 비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화이트는 비교와 열등감에 갇힌 마음을 정화하고, 다시 순수한 본질로 돌아가게 합니다. 마젠타는 포용과 성숙의 사랑을 상징합니다.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을 품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지혜를 보여줍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가치입니다.
12빛깔 마음의 지도를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책 뒤 속지를 펼치면 12가지 컬러를 기반으로 개발된 앱과 웹으로 연결되는 QR코드가 자리해 있습니다.

오늘 아침 무심코 고른 옷의 색, 문득 끌리는 소품의 색, 유독 피하게 되는 색. 이 모든 선택 뒤에는 우리 내면의 언어가 숨어 있다는 것. 『울고 있지만 립스틱은 빨갛게』는 그 숨은 언어를 읽어내는 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색이라는 매개를 통해 우리 내면의 복잡한 감정 지형을 탐험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궁극적으로는 타인과 연결되는 법을 배워가는 여정의 기록입니다. 울고 있지만 립스틱은 빨갛게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힘든 순간에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