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아무리 밤새워 만든 기획서라도 결정권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지 못한다면 그건 그냥 예쁜 PPT에 불과합니다. 아이디어는 공중에 흩날리는 연기일 뿐, 그것을 현실로 바꾸는 무대는 바로 기획서!
『기획의 시작점에서 읽어야 할 책』은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직접 기획하고, 예능 프로그램 및 디지털 플랫폼과 협업하며 매일 기획서를 써 내려간 국내 최고 광고대행사 제일기획 현직 마케터 심정아 저자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체계화한 실무 지침서입니다.
글로벌 브랜드부터 국내 대기업까지, 수천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부터 실험적인 디지털 캠페인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경험을 가진 저자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기획이 어떻게 막막함에서 출발해 설득으로 귀결되는지 보여줍니다.
저도 기획서를 단순히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문서나 보고서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먼저 기획자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좋은 기획서란 무엇인가? 반드시 통과되는 기획서의 조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결정권자의 입장에서 기획서를 바라보라고 주문합니다. 그들이 기획서를 보며 느끼는 쾌감은 명쾌한 논리 덕분에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다는 안도감입니다.
어떤 기획이든 결정권자가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기획서의 본질이라는 말로 기획자가 해야 할 역할을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기획서는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설득해 결정권자들에게 파는 문서라는 정의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기획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4가지 핵심역량 ― 정리력, 논리력, 생각력, 설득력 ― 은 기획의 4대 기둥입니다. 요즘 같은 정보 과잉 시대에 결정권자들은 길고 복잡한 문서를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군더더기를 제거해 한 번에 읽힐 수 있게,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고수의 기획서입니다.
저자는 논리력을 기획의 초석이라 강조합니다. 좋은 기획서는 '이걸 왜 해야 하죠?'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는 기획서입니다. 기획서에는 전략과 실행이라는 두 축이 있으며, 각각 ‘왜’와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를 담당합니다. 전략단과 실행단의 구분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만듭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3단계 논리 흐름, 문제 해결법, 인사이트 도출 방식은 실제 현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생생한 상황을 전제로 합니다. 치열한 경험에서 길어 올린 논리적 사고의 힘을 전수합니다.
많은 주니어 기획자들이 가장 막막해하는 순간은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순간입니다. 저자는 이때 필요한 것은 번뜩이는 천재성보다는 훈련된 생각회로라고 합니다. 기획의 확장은 생각력에서 비롯됩니다.
포스트잇 생각법, 조인트 생각법, 반수면 생각법 같은 구체적인 훈련 방식을 소개합니다. 아이디어는 앉은 엉덩이로 쌓아낸 정보의 결과물이라는 말은 뼈아프지만,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조인트 생각법처럼 자료와 생각, 그리고 의외의 연결을 통해 전혀 새로운 기획이 탄생하는 순간은 기획자의 가장 짜릿한 성취라 할 수 있습니다.
논리와 아이디어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면 무용지물입니다. 저자는 설득력을 기획의 마지막 관문이자 결정적 차별화 요소로 강조합니다. 진짜 설득은 마음에서 일어난다고 하듯, 논리는 기본이지만 진짜 승부는 공감과 감동에서 갈리는 겁니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스토리텔링, 컨셉 설정, 호감을 얻는 인트로 기법 등을 소개합니다. 모든 기획서에서 컨셉이 필수는 아니겠지만, 마케팅 기획서에서는 컨셉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며 컨셉의 중요성을 짚어주기도 합니다. 결정권자의 기억 속에 강렬히 남아 기획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파트는 기획자들의 훈련법 노트라 할 만합니다. 기획서 필사, 역추적 훈련, 단어와 문장 수집 등 실무에서 적용 가능한 방법들이 펼쳐집니다.
기획서 필사의 효과는 의외였습니다. 선배들처럼 좋은 기획서를 쓰고 싶다면 일단 좋은 기획서를 내 손으로 따라 쓰면서 꼭꼭 씹어 먹는 시간을 투자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좋은 글을 필사하듯, 좋은 기획서를 손으로 옮겨 적는 과정에서 구조와 흐름, 단어 선택의 뉘앙스를 체득할 수 있는 겁니다.
『기획의 시작점에서 읽어야 할 책』은 기획이라는 사고법을 훈련하는 교본입니다. 저자의 풍부한 현장 경험 덕분에 오늘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 도구로 가득합니다. 주니어 기획자나 취업 준비생뿐 아니라 프리랜서 크리에이터에게도 유효한 보편적 기획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