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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책리뷰::알라딘
  • 괜찮다고 말해 줄래?
  • 하미라
  • 15,120원 (10%840)
  • 2025-09-09
  • : 20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누군가 괜찮냐고 물으면 반사적으로 괜찮다고 답하는 우리들. 하지만 실상은 감정적 피로감에 찌들어 있진 않은가요?


괜찮은 척에 지친 당신에게 필요한, 감정의 언어를 되찾아 주는 따뜻한 에세이 『괜찮다고 말해 줄래?』.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괜찮지 않은 순간을 지나면서도, 마치 훈련된 배우처럼 괜찮은 척을 해내곤 합니다.


​22년차 방송작가이자 감정치유 에세이스트인 효담 하미라 작가는 그 억눌린 감정의 회로를 풀어내며 무너짐, 가면, 울림, 직면, 비교, 틈, 허용, 연결, 회복 그리고 믿음에 이르는 내면의 여행을 보여 줍니다.





감정의 첫 균열, 무너짐.  왜 나만 아플까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열며, 처음으로 자신이 무너진 순간을 담담히 고백합니다. 일상의 작은 상처가 쌓이고 쌓여 결국 마음의 저수지가 텅 비어 버린 순간을 묘사하며 감정이 말라 버린 날을 들려줍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도 그런 적이 있었지' 공감을 느끼는 지점이 참 많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능숙하게 괜찮은 척을 해왔는지 일깨워 줍니다. 저자는 방송작가로서 누구보다 감정을 잘 표현할 줄 알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은 아무렇지 않은 척으로만 꾸며 왔다고 합니다.


빛나는 척, 웃는 척, 당당한 척. 하지만 그 척들 뒤에서 점점 더 고립되고 있었다는 고백이 와닿습니다. 다양한 인간관계 심지어 가족 앞에서도 늘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이들이라면 그동안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괜찮은 척의 피로감을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숨겨 두었던 감정이 불시에 울림을 만들어내는 순간이 있습니다. 저자는 문득, 스치듯, 꿈틀이라는 단어들로 그런 찰나를 표현합니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노래 한 소절에 다시 그때로 돌아가 있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감정은 억눌린다고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우리를 흔듭니다. 이 울림의 경험은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이어집니다.





저자의 전환점은 직면의 장입니다. 처음으로 자신이 느끼는 불안, 공허, 분노를 정직하게 불러냅니다. 자기 인식을 피하거나 미루던 사람이 각성을 하는 시점입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무너져도 돼, 울어도 돼. 이 문장들은 짧지만 힘이 있습니다. 직면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자기 회복의 출발선입니다. 지금 이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됩니다.


변화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보여 주기도 합니다. 아주 작은 용기나 미소 하나 같은 사소한 경험이 닫힌 마음의 문틈을 열어젖힙니다. 저자는 우연히 들은 노래 한 곡이 무너진 자신에게 숨통을 트이게 했던 순간을 기록하며, 그 미세한 틈이 얼마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는지 보여줍니다.


회복은 특별한 사건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자가 말하듯 평범한 하루가 가장 큰 회복의 증거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커피를 내리고, 익숙한 길을 걷는 것. 그 사소한 일상이 가능해졌을 때, 감정은 비로소 다시 살아납니다. 억지 긍정이 아니라 실제 회복의 과정을 현실적으로 보여 줍니다.


저자는 나를 믿기로 했다는 다짐으로 글을 맺습니다. 자기 확신과 자기 돌봄은 결국 동일한 지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믿음은 타인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눈물겨운 위로보다는 담백하게, 다정한 철학을 전하는 하미라 작가의 『괜찮다고 말해 줄래?』. 감정의 가면을 벗고, 무너짐에서 회복으로 가는 여정을 함께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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