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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캣책리뷰::알라딘
  • 100세 할머니 약국
  • 히루마 에이코
  • 15,120원 (10%840)
  • 2025-07-16
  • : 17,170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인생을 처방해 주는 약사가 있다면 그 모습은 어떤 풍경일까요? 일본에서 실제로 100세에도 약국을 지키며 기네스북에 오른 약사 할머니, 히루마 에이코. 사람을 먼저 바라보는 시선으로 긴 인생의 조용한 해답을 들려줍니다.


<100세 할머니 약국>은 100년의 삶에서 우러난 경험의 결정체이며 날것 그대로의 다정함으로 우리 마음을 진단하고, 인생의 태도를 다시 세우는 지혜서입니다.


총 4장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호기심이라는 약, 꾸준함이라는 약, 다정함이라는 약, 그리고 시간이라는 약. 각 장은 하나의 인생 태도를 중심으로 삶을 건강하게 지켜온 내밀한 철학을 펼쳐 보입니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며 오래된 단골 약국을 떠올릴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 한편에서 계속 신호를 보내던 다정함에의 갈증을 자각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히루마 에이코 저자는 백 살의 나이에도 요즘 사람이고 싶어 했습니다. 트렌드를 따라가겠다는 의지보다 더 깊은 차원의 욕망이었습니다. 바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겠다는 삶의 자세입니다.


배우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약학 정보, 고객의 변화, 사회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꾸준한 공부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호기심은 단지 새로운 것에 대한 자극이 아니라 삶을 계속해서 연결해가는 마음의 끈입니다.


"찻집에 들르듯 약국에 들르세요."라며 그의 약국은 약을 사기 위한 곳이기 이전에 마음을 풀어놓는 공간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데 필요한 가장 원초적인 사회적 에너지가 담겨 있습니다. 호기심으로 타인을 바라볼 때 비로소 대화가 시작되고 그 대화가 관계를 지탱합니다.


후회는 언제나 백해무익하다는 지혜도 펼쳐 보입니다. 어쩌면 이 말은 100년을 살아낸 사람이기에 할 수 있는 고백일 겁니다. 지나간 삶을 되짚으며 땅을 치기보다는 오늘 하루를 새롭게 시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늙지 않는 마음의 핵심이 호기심이라면, 지치지 않는 삶의 뿌리를 꾸준함에서 찾습니다. 좋은 하루를 불러오는 마법의 주문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인사, 규칙적인 생활, 같은 시간에 약국 문을 열고 같은 사람들을 맞이하는 일상. 이 반복 속에서 생기는 안정감이야말로 마음의 면역력을 높이는 힘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몸소 보여줍니다.


습관이 많아지면 인생이 여유로워진다고 말합니다. 인생이란 거대한 문제를 아주 작고 실천 가능한 단위로 나누는 기술을 보여줍니다.


'예순부터 인생'이라는 표현도 인상 깊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점점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게 되지만, 예순은 끝이 아니라 인생의 두 번째 시작점이라고. 그 말은 일흔, 여든, 아흔에도 유효합니다.


마음을 치유하는 경청의 힘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다정함이야말로 강력한 처방전입니다. 말 한마디가 마음을 살립니다. "오늘 기운이 없어 보이시네요." 이 한마디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인사입니다. 그리고 그 인사는 누군가에게는 하루치의 생기를 불어넣는 기적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인간관계의 경계를 얼마나 섬세하게 지켜야 하는지를 말합니다. 다정함과 참견은 늘 경계선 위에 서 있습니다. 저자의 다정함은 자신을 중심에 놓지 않습니다. 상대를 향한 진심, 경청, 그리고 무엇보다 기다림으로 완성됩니다.





마지막 장은 삶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으로 마무리됩니다. '시간은 약이다'라는 원제 『時間はくすり』의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상처받은 인생을 치유해 주는 건 시간이라며 누구나 알지만 제대로 믿지 못했던 이 진실을, 저자는 시간과 함께 증명해 보입니다.


삶의 의미에 대한 결론은 명료합니다. 의미를 부여하려 애쓰는 대신, 지금 눈앞의 오늘을 충실히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진짜 인생이라는 신념으로 살아가는 저자입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 그러나 너무나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 주는 <100세 할머니 약국>. 백세 약사가 전하는 인생 처방전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하루하루를 뚝심 있게 살아내고자 하는 청년, 인생 2막을 앞둔 중장년, 그리고 늙어가는 것이 두렵기만 한 이들에게 동행자가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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