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브랜드인데도 대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 속에서도 살아남아 고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스몰 브랜드의 성공 비결을 파헤치는 <천 개의 스몰 브랜드>는 길성구, 박요철, 정은진, 홍은비 저자가 다양한 현장에서 얻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스몰 브랜드가 어떻게 스스로를 세상에 알리고 사랑받을 수 있는지 풀어냅니다.
브랜딩이 중요하다는 말만 내세우지 않습니다. 브랜딩이란 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진짜 가치를 제안하는 일임을 강조합니다. 저자들은 "브랜딩은 문제 해결 과정이다"라는 공식을 제시합니다.

브랜딩은 존재 자체를 정의하는 행위라고 합니다. 창업자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세상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자 하는지 묻습니다. 본질의 발견을 통해 창업자는 자신의 깊은 내면과 대면해야 한다고 합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내가 누구인가’를 세상에 묻는 일과 같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를 키우는 데 있어 중심축은 '핵심 가치'입니다. 핵심 가치란 무엇을 하든 흔들리지 않는 당신만의 기준을 의미합니다. 브랜드의 모든 활동과 의사결정의 기준이 됩니다. 핵심 가치가 명확하면 소비자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고, 내부 구성원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OOO을 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솥두껍은 그저 고기를 파는 곳이 아니라 정성과 든든함을 팔고 있었습니다. 핵심 가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그 너머의 의미를 말합니다. 고객들은 제품이 아니라 가치를 구매한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브랜딩은 시장을 읽는 능력 없이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저자들은 시대의 욕망을 읽어라고 말합니다.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갈망하는지를 정확히 포착해야 한다는 겁니다.
칫솔처럼 평범한 제품이라도 건강한 습관, 구강 건강을 지키는 라이프스타일 파트너 등의 가치를 담아낼 때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관점의 전환이 평범한 제품도 특별한 브랜드로 만들 수 있습니다.

양재역 작은 고깃집 솥두껍 사례는 자원과 활동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격투기 선수 출신 사장님이 직접 고기를 써는 퍼포먼스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이 되었고 입소문을 불러왔습니다.
고깃집 역전회관은 100년 식당을 꿈꾸며 일관된 품질과 스토리로 고객을 끌어당겼습니다.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은 결국 핵심 활동의 꾸준함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운영자의 전문성, 열정, 철학과 같은 무형의 자산이 강력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시장을 쪼개고, 최고가 되라고 말하는 조언도 인상 깊었습니다. 커스텀 자수 아동복 브랜드 카멜버스 사례는 소규모 브랜드가 어떻게 대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공유 오피스 집무실도 수많은 공유 오피스 중에서 집처럼 편안한 업무 공간이라는 컨셉으로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거대한 시장을 노리는 대신 작지만 열광적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스몰 브랜드의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실제 사례들을 통해 보여줍니다.
그 외 컨셉과 로고, 네이밍, 스토리, 디자인, 전략, 바이럴 등을 주제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전략을 짚어줍니다. 희소성과 품질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스스로 성장을 제한하는 브랜드들에 대한 이야기 역시 반전처럼 다가옵니다.

브랜드의 외부 이미지만이 아니라 내부 문화 역시 브랜딩의 핵심이라는 걸 잊어선 안 됩니다다. 내부 직원들이 브랜드 가치를 체화하고 있을 때 비로소 고객에게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전달된다고 합니다. 외식업을 교육사업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재밌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을 먼저 만족시키는 것이 고객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유용한 조언들이 가득합니다.
마지막으로 12단계 브랜딩 사례집은 실무자에게 특히 유용한 가이드라인입니다. 브랜드의 핵심 가치 설정부터 타겟 소비자 분석, 컨셉 개발, 네이밍, 디자인,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의 전체 과정을 단계적으로 설명합니다. 각 단계마다 실제 브랜드 사례와 함께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 나와있습니다.
작은 브랜드를 시작하고자 하는 창업자, 동네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브랜드를 키우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 <천 개의 스몰 브랜드>. 예산과 규모의 제약이 있더라도 창의적인 접근법으로 효과적인 브랜딩이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만나게 됩니다. 작아서 불리하다는 고정관념을 뒤집고, 작기에 더 강할 수 있다는 용기와 전략을 장착하는 시간입니다.